회원들 원재료 공급…생산단가 최소화로 경쟁력 ‘확보’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 식품인 김치의 위상이 나락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김치 수입량은 2000년과 견줘 540배 증가했으며 2004년부터 수입이 수출을 초과했다. 국내산 김치가 수입산에 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단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김치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이때 국산 재료만으로 김치를 생산해 중국산 김치와 한판 승부를 선언한 농촌지도자정읍시연합회 진규범 사무국장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진 사무국장은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수입산 김치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수입산 김치의 시장 지배력은 두려울 정도”라면서 “한번 빼앗긴 시장을 되찾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지만 국내산 원재료를 바탕으로 생산단가를 최대한 낮춘다면 수입산 김치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대로 국내 김치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진 사무국장은 정읍시연합회 회원들을 한데 모아 국내산 김치의 활로 모색에 나섰다. 정읍시연합회 회원들은 배추, 무, 고추 등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를 재배해 공급키로 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12년에는 절임배추를 판매해 성과를 냈고, 지난해에는 직접 배추김치를 생산·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도시민들을 초청해 김치 체험행사를 가지면서 충분한 가능성을 엿봤다.

진 국장은 “회원들이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으면서 kg당 700원대로 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수입산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면서 “적어도 정읍시만큼은 수입산 김치를 밀어내고 국내산 김치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국장은 특히 “어떤 품질의 재료를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수입산과 비교해 농업인들의 힘으로 생산한 국내산 배추의 신뢰도가 높아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올해는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는 김치 제조시설 등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 수입산과 진검승부를 펼쳐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국장의 넘치는 의욕은 실질적으로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지역 내 400여 농가들이 힘을 합쳐 배추뿐만 아니라 무와 대파, 생강, 양파 등 김치 제조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생산하게 된다. 이미 농가들과 계약재배도 체결해 놨고 농촌진흥청의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이를 활용해 수개월 내 김치공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입산과 당당히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는 진 국장은 농업인의 힘만으로 국내 김치를 사수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나 정부에서 최소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진 국장은 “생산단가를 최소로 낮추기 위해서는 배추 모종, 멀칭, 육묘용 상토 등 최소한의 농자재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농업인들 힘으로 수입산 김치와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 만큼 농업인들의 의욕을 돋구는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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