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0년을 준비하는 최고 기관 도약”



가락시장 개장·농안법파동·전자경매 등...역사의 주역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10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최대의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의 출범에 앞서 설립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 및 수도권의 인구 급증에 따라 안전한 농수축산물의 공급을 위해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위한 도시정비 계획 수립과 함께 건설이 확정됐다.

이후 대규모 공영도매시장의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를 위해 서울시가 100% 투자한 지방공기업으로 1984년 4월 10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창립됐다. 이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강서시장과 양곡시장,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난 30년 동안 출하자·유통인·소비자와 함께 성장해 왔다.


◆ 1985년 6월 19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

▲ 가락시장 개장 초기 모습
1980년 4월 1일, 가락시장 건설계획이 수립됐다. 약 5년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600번지(현 양재대로 932) 내 4만 여㎡에 들어섰다.
1980년대 초까지 국내 최대의 청과물 상권은 용산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다 1985년 가락시장 개장과 함께 용산시장의 주축 상인들이 함께 이전해 오면서 도매시장법인 9개사, 중도매인 1,512명, 직판상인 2,616명 등으로 운영이 시작됐다.

가락시장의 탄생은 곧 상장경매제의 도입과 함께한다. 이전까지 유사도매시장의 위탁거래로 인한 불투명·불공정하게 자행되던 농수산물 유통이 출하농민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상장경매제도는 불특정 다수의 생산농가와 다품목 소량출하 형태를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도입됐다.

1985년 6월 19일 오전 4시 20분. 첫 상장경매가 시작됐다. 이날 이후 현재까지 상장경매는 공영도매시장의 투명한 거래내역과 안정성을 담보하며 생산농가의 수취가격 향상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후 1988년 8월 3일 정부와 농협이 절반씩 투자한 양곡도매시장이 개장했다. 도매시장법인 3개사와 289명의 중도매인의 시작한 양곡도매시장은 서울시내 양곡 소비량의 10%를 점유하며,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양곡 전문 도매시장의 자리잡았다. 이후 1992년 농협으로부터 서울시가 양곡시장을 인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관리를 맡고 있다.

◆ 1994년 5월 3일 ‘5·3 농안법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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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농안법파동 당시 중매인 집회
993년 6월 의원 입법을 통해 중매인의 도매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농안법이 개정·공포됐다. 당시 농안법인 중매인의 영업행위를 중개로만 제한하고, 중개 수수료율을 법정화해 유통비용을 대폭 절감시키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당시 농수산물 유통은 도매가 90%를 웃돌았고, 중개는 고작 10% 미만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현실을 도외시한 법이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당시 농림수산부조차 반대했던 이 법안은 결국 유통인·출하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1994년 5월 1일부터 발효됐다.

이에 20여 명의 출하 농민들이 행정 당국에 집단 민원을 제출했고, 5월 3일 전국의 중매인들이 가락시장에서 집단 시위에 돌입했다. 다음날인 5월 4일에는 가락시장의 중매인들이 경매에 불참하면서 도매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가락시장의 혼란은 산지 농수산물의 서울 반입을 어렵게 했고, 이는 곧 농수산물의 가격 급등락으로 이어졌다. 소비지에서는 공급량이 없어 가격이 급등했고, 산지는 분산되지 못한 농수산물로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5월 4일 농수산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개정 농안법의 신중한 검토와 새로운 유통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결과 중매인이라는 명칭을 중도매인으로 바꿔 중도매인의 도매거래를 허용하는 재개정이 이뤄졌다.

◆ 강서시장·서울친환경유통센터 개장

▲ 창립 30주년 기념사를 밝히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이병호 사장
락시장의 물량 혼잡을 해결하고, 서울 서남권 및 인천·부천 등 경기 지역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2004년 2월 25일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했다. 강서시장은 생산 농가들의 출하 선택권 확보라는 축면에서 시장도매인제를 처음으로 도입, 경매제와 병행하는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 3월 4일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설립됐다. 강서시장 내에 위치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학교 급식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위해 서울시가 2008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2009년 시범 사업 대상 25개교로 시작한 친환경 무상 급식은 2013년 867개교(서울시 전체 초중고교의 67%)까지 확대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현재는 2014년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 변화에 따라 45개교로 감축된 상태이다.

◆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오는 8월 판매동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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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조감도
011년 6월 13일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1단계 사업이 착공됐다. 노후화된 시설과 물류시설 확충 등 출하자·유통인·소비자의 편의제고를 위해 시작된 시설현대화 1단계 사업은 오는 2014년 8월 판매동 완공을 앞두고 있다.

도매시장의 기능 유지를 위해 총 3단계로 나누어서 진행되는 시설현대화 사업은 물류·유통의 선진화, 환경 친화적 시설, 첨단화된 거래 시스템 등 미래 도매시장의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2, 3단계 사업에 대한 예산수요와 공기 연장 등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이병호 사장은 “이제는 새로운 30년을 준비해나가야 할 때”라며 “투명·공정한 도매시장 운영 관리를 기본으로 국가의 백년대계인 친환경 학교 급식,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올바른 식문화 전파, 농수산식품 유통의 변혁이 예상되는 사이버 도매시장 개설 등에 공사의 역량을 집중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공공기관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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