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잠산업 재도약 발판 ‘누에분말’, ‘천연물신약’ 도전장

난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양잠산업은 중화학공업의 발달과 임금 상승, 화학섬유의 발전으로 내리막을 걷게 된다. 그러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잠사양봉소재과 류강선 박사가 지난 1995년 세계최초로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를 개발하면서 양잠산업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실크라는 섬유용의 양잠산업을 고집했다면 국내 양잠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는 세계 양잠산업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우여곡절 끝에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고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류강선 박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양잠산업의 백년대계를 이끌 천연물신약 개발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류강선 박사는 “세계 양잠산업을 호령했던 일본도 미래를 대비한 신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어 누에분말을 수입하는 처지로 전락됐다”면서 “현재에 만족해서는 언제든지 후발주자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천연물신약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누에분말은 다양한 기능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우선 개발 초기 일반식품 등록이 불가능했다. 부작용 발생을 우려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한 거부감이 강했던 것이다. 엉뚱하게도 누에분말에 관심이 많았던 일본 후생성에서 식품허가를 받으면서 지난 1998년 7월 국내에서도 일반식품으로 허가를 받게 됐다.

누에의 다양한 가능성은 단순히 일반식품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행보가 추진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5월 27일 ‘기능성 양잠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8월 21일에는 동결건조 누에분말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받게 됐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게 된 정식 허가 절차를 마친 누에분말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비싼 가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매년 300여톤의 누에분말이 팔려 나갈 정도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현재까지 판매된 누에분말이 3,000톤을 넘어설 정도로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변에서는 양잠산업이 힘차게 기지개를 펼 수 있었던 것은 ‘누에분말’의 탄생이었고, 류 박사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류 박사의 생각은 다르다. 지속적인 후속 연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잠산업은 또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류 박사는 “누에분말은 개발당시 무허가식품으로 출발해 일반식품,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인정받고 또 한 단계의 성장을 위해 ‘천연물신약 개발’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70~80% 근접한 상황으로 오는 2020년까지는 전세계가 깜짝 놀라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물신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 우선 오는 7월부터 2상 임상시험, 3상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통해 안전성, 독성 등의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테스트 과정이 워낙 까다롭고 변수가 많아 녹록치 않다는 것이 류 박사의 설명이다.

러나 류 박사는 누에분말을 통해 이미 가능성을 입증해 왔기 때문에 ‘천연물신약’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류 박사는 “누에분말이 걸어온 20여년의 발자취는 힘겨움의 연속이었지만 혈당강하제로서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면서 “한발 더 나아가 누에추출물분말이 당뇨병 전문 치료 의약품으로 개발될 경우 최소 연간 2천억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대한민국은 양잠산업의 메카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누에분말의 가치>

■ 기술적 가치

 부작용이 없는 당뇨병 전문치료 의약품을 천연물 소재를 이용한 기술로 기존의 식물성 한약제에만 의존해온 천연물신약에 동물성 신약의 과감한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 학술적 가치
 세계 최초로 개발한 누에분말 혈당강하제의 5령3일의 동결건조 기법, 기능성물질구명과 메커니즘은 지금도 많은 논문으로 인용되고 있다.

■ 경제·산업적 가치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는 이미 우리나라가 개발 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세계 기능성양잠을 선도하고 있다.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는 20년의 역사가 대변하듯 효과와 안전성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으며 아울러 당뇨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세계 당뇨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0%를 넘고 있으며 당뇨병 의약품 시장은 286억 달러로 추산되며,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천연물신약으로 연간 2,000억원의 국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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