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마디 ‘수침재배’로 억대 수익

 청풍호 인근 봄나물의 황제로 불리는 ‘두릅’을 사시사철 생산해 억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농가가 있어 찾았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두릅농장 천영호 씨가 그 주인공이다. 천 씨의 50평 남짓 되는 하우스에는 파릇파릇한 두릅순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천 씨는 청풍호에 수몰된 수몰민으로 고향땅을 지키며 고추, 옥수수, 지치, 벼 등 여러 작물을 재배했지만 뚜렷한 소득원이 되지 못하고 빚만 지게 됐다.

그래서 천 씨는 단일작목으로 연속 수확이 가능하고, 인건비, 농자재 값이 들지 않으면서, 생산농가보다 소비자가 먼저 찾는 작물을 고민하다가 두릅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두릅나무는 주로 양지바른 산이나 들에서 자라고 4월에 나오는 새순을 먹는다. 두릅나무에는 인삼에 있는 사포닌성분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비타민C도 풍부해서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암 유발물질인 나이트로사민을 억제시켜 항암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천 씨는 8천 평에 재래종에 비해 가시양이 훨씬 적고 품질도 우수한 개량종 신구, 자오 품종의 두릅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노지재배는 수량성이 떨어지고 채취도 쉽지 않아 다수확이 어려웠다. 천 씨는 재배하기 쉽고 수량성도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3년간의 연구 끝에 마디수침재배법을 개발했다.

마디수침재배법은 낙엽이 떨어지고 한 달 정도 겨울잠을 잔 두릅나무를 채취해 원순과 곁순에 씨눈이 한 개정도 남아있도록 10〜15Cm길이로 잘라 시설하우스에서 40〜60일 정도 지난 후 두릅순을 출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마디수침재배법을 개발한 천 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연두릅 채취가 끝난 4〜5월 이후에도 생산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 4~6월에 두릅 원목의 눈 마디를 잘라서 저온창고에 저장, 성장을 억제하는 억재재배법으로 연중출하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또한 주문이 들어오면 재배하는 맞춤형농산물재배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천 씨는 두릅나무 재배법이나 마디수침재배법으로 많은 농가에서 재배하면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해외시장 진출도 노려볼만 하다고.

천 씨는 “일본 바이어들이 물건 납품을 요구하는데 생산량이 부족해 아직은 어려운 실정이나 우리 농장의 두릅생산방법을 생산농가에 전파해 대량생산만 가능하다면 해볼 만하다”며 “수량만 맞출 수 있다면 두릅순 뿐만 아니라 절임식품으로 가공해 수출할 생각도 있다”고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또 천 씨는 농가에서 새로운 작물재배를 시도할 때 이론이 아닌 실전으로 배워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천 씨는 “두릅나무는 기후, 토지, 음지, 양지를 가리지 않지만 배수가 잘되는 곳을 선택해야 잘 자란다”며 “더불어 처음 분양받았을 때 잘 자라라고 비료, 퇴비를 주는데 뿌리로 번식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병충해 노출로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천 씨는 “두릅재배농가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원목을 수입해 재배하고 있다”며 “갈수록 두릅원목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내 자체재배로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문의.043-648-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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