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힐링’ 개념 접목…자원발굴, 소득창출 기대

2010년 이후 몸과 마음의 건강을 고려하는 힐링 트렌드의 급속한 확산으로 그와 관련된 방송, 서적, 레저 등에서 커다란 산업이 형성되고 있지만, 진정한 치유효과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확실한 상태이다. 앞으로의 힐링 콘텐츠는 오랜 기간 동안 입증된 효과를 바탕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결합한 상품으로 발전될 전망으로, 그런 측면에서 녹색의 농장에서 다양한 신체적 활동을 통해 생명을 다루는 농업의 치유적 활용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것은 미래 농업·농촌의 역할이 안전한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에서 전원생활과 휴식의 공간, 전통문화의 계승 등으로 확대되고, 또한 기존 의료 부문과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농업이 출현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한다. 중세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요양기관과 농장이 결합된 치유농업 형태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오늘날과 같이 장애인의 사회 복귀, 작업요법의 활용 등 전문화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이후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이슈로 떠올라 유럽 전역에 3,000 여개 이상의 치유농장이 분포하고 있으며, 운영의 주체 그리고 치유, 고용, 교육, 사회재활 등 집중하는 분야도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도 원예치료, 동물매개치료 등 일부 체험을 통한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나, 이제 막 개념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이다. 앞으로 농장주가 차별화된 경영 모델 운용과 사회 기여를 병행할 수 있는 치유농업, 교육에 중점을 둔 치유농업, 성인교육훈련기관이나 재활 기구 등의 일자리 만들기에 중점인 치유농업, 그리고 사회재활, 수형자 교화 등에 중점을 두는 치유농업 등으로 확대 발전될 전망이다.

최근 힐링 트렌드와 관련하여 농업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이를 발굴하고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치유농업은 선진국인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시장 진입단계로 후발국인 우리나라는 의료,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국가 주도의 집중적인 기반연구 투자가 필요하다. 더불어 공익적인 치유농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시장혼란을 막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 된다.

■ 농업에서 찾는 힐링

2010년 이후 등장한 ‘힐링(Healing)’ 트렌드는 휴식과 건강, 정신적 안정 등에 목마른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론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힐링이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이해는 부족한 편이다. 영어에서의 힐링은 사전에 적힌 의미로는 치료로 해석 되나 현재 트렌드에서 말하는 힐링은 우리말의 치유에 가깝다.
최근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힐링 열풍과 관련 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농업에서도 활용 가능성과 가치는 꽤 높다.

농업에서의 치유 활용 수단이 작물, 원예, 가축 등으로 다양하여 대상과 목적에 따라 적합한 작업을 선택하는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다. 또 농업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면서 농토를 보존하고, 지역을 개발할 수 있으며 국민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도시민들은 농촌의 역할이 안전한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에서 전원 생활과 휴식의 공간, 전통문화의 계승 등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만큼 경쟁에 지친 도시민들이 신체 및 정신적인 피로감을 해소하게 하는 등 그들이 농업, 농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업에서는 정서 순화, 경관 보존의 기능이 있고,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본질이 있다.

■ 농업 +치유 + α = 치유농업

치유농업은 사회·치료적 원예, 동물매개 개입, 녹색 운동, 생태 치료, 야생치료 등과 함께 ‘녹색치유(Green care)’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선진국에서는 치유농업, 사회적 농업, 녹색치유농업, 건강을 위한 농업 등의 다양한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이슈로 떠오른 치유농업은 국가마다 용어와 집중하는 분야, 추진 주체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관심이 늘고 있으나 아직은 개념을 잡는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원예치료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데 애완견, 말 등의 동물을 이용한 동물 매개 치료는 초기 단계로 일부 발달장애 아이를 대상으로 행하여지고 있다.
원예치료는 취미로 즐기는 원예활동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치유하는 원예치료 단계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고, 동물매개치료) 장애인의 도우미견 이용에서 최근에는 승마 등을 통한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치료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북 경산의 (주)뜨락원예치료센터가 원예 홈러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수학교나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원예치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대안교육, 장애인 특수교육, 문제 청소년을 위한 교육기관 중심의 학습 프로그램 제공 등 치유와 함께 교육에 중점을 둔 치유농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농업의 다양한 기능 발굴 필요

농업은 다양한 기능성이 있음에도 식량생산에만 집중되어 그 외의 중요한 가능성이 알려지지 않은 잠재력이 높은 사업 분야이고, 최근 힐링 트렌드와 관련하여 농업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농업자체로도 환경생태 보존기능, 수자원 보유기능 등 다원적 가치가 발굴되고 생산 활동 자체의 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인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치유농업은 아직도 시장 진입단계로 후발국인 우리는 더욱 집중적인 연구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치유농장, 원예치료 등 공익적인 치유농업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시장혼란을 막기 위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고, 식량생산과 일자리 창출 등 최소 2가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복지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의 선별 및 적용 정책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지역개발과 농업인 소득향상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지역민과 농사경험자 등으로 운영자격을 검증하는 제도도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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