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기후변화로 힘든 한 해 … 산림과학 신기술로 극복 기대

올해 국내 산림임업 분야는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힘든 한해를 보냈다. 제주도와 남부지장에서 발병한 재선충은 중부지방까지 큰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산림과학분야에서는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뽕나무에서 뇌신경 재생물질을 발견했고, 땅 속 빗물량으로 산사태를 예측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또 미세삽목을 통해 묘목을 대량생산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획기적인 성과로 기록됐다. 2013년 국내 산림과학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올 한해 이슈가 되었던 뉴스를 정리했다.


1. 지구온난화 관심고조, 생물종 변화 감지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구상나무, 특히 지리산 군락의 유전다양성은 0.334로(덕유산 0.404, 한라산 0.405) 낮게 나타나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최근 이른봄의 기온상승으로 숲속의 생물시계가 빨라져 각종 수목의 개화 시기가 빨라졌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팔색조 개체수가 크게 늘었고, 도롱뇽의 산란시기가 빨라진 뉴스 등이 각종 매체에 소개됐다.

2. 산뽕나무에서 뇌신경 재생물질 발견

산림식물자원의 퇴행성 뇌질환 생리활성물질 개발 연구결과, 632종의 산림수목 추출물 중 산뽕나무 추출물인 K-709가 뇌허혈 활성평가에서 가장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현재 등록되어 사용되고 있는 카르노신(carnosine)보다 250배 뇌허혈 억제 효과를 보였다. 특히 뇌신경세포 보호 및 재생은 동물실험을 통해 K-709 1.1㎎/㎏가 50배에 달하는 카르노신 60.7㎎/㎏과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 폐광지 중금속 흡수하는 포플러나무 개발

금속 무독화 신품종 포플러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아시아 최초로 중금속을 흡수하는 신품종 포플러를 폐광지 토양에 실제 적용한 국내 첫 사례이며, 관련 기술을 세계적인 학술지 ‘Chemosphere’에 발표했다.
지난 2007년 신품종 포플러를 금오광산에 식재한 후 6년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신품종 포플러와 일반 포플러의 뿌리와 줄기의 중금속 축적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카드뮴(Cd)의 경우, 일반 포플러는 116㎍이나 신품종 포플러는 약 167㎍을 흡수하였으며(약 1.4배 효과) 비소(As)의 경우 일반 포플러는 1,485㎍이나 신품종 포플러는 2,841㎍(약 1.8배 효과)을 흡수함을 확인했다.

또한 실험실 수준에서는 신품종 포플러가 총 5배 정도 많은 중금속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를 활용한 정화는 유독한 폐광지의 토양오염 수준을 낮추는 것과 더불어 낙엽 등의 유기물을 공급해 식생 복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도 있으며 토양오염 실태에 따른 맞춤형 신품종이 개발된다면 폐광지뿐 아니라 쓰레기매립지 등의 토양오염 정화에도 폭 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4. ‘산사태 위험’, 땅속 빗물량으로 예측

산사태 발생위험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시스템으로. 전국을 강우와 지질분포에 따라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로 산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땅속 빗물 양을 정해, 내린 빗물 양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과거 30년간의 강우량 통계자료를 분석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지질에 따라 2〜3개 권역으로 나눈 것이다.

실시간 산사태 발생위험 예측시스템은 복잡한 탱크모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동네예보 및 초단기예보(KLAPS) 자료를 활용하여 전국을 5km 격자, 약 4,600개로 구분해 산사태 유발 기준과 비교하고 산사태 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하는 것으로 격자별 땅속 빗물 저장량이 기준량의 80%를 넘으면 산사태 주의보, 100%일 때는 경보가 발령된다.

10개 권역별 산사태 유발 강우량 기준에 따르면 현재 빗물 저장량이 60% 이상인 지역은 향후 시간당 26〜42mm, 80% 이상인 지역은 12〜21mm, 100%인 지역은 10mm의 강우량에도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5. 쓸모없는 잔가지, 에너지 자원으로 탈바꿈

용하지 못하던 잔가지를 활용해 묘목을 생산해내는 기술로 미세삽목(micro-cutting)을 통한 포플러류 및 버드나무류 우량 클론의 무성번식 기술 개발을 완성하여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실용화 기술이다. 기존에 사용하지 못하던 포플러류 직경 0.4cm 이상의 잔가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묘목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이와 동시에 삽목 시기를 12월〜3월까지로 기존보다 3개월 이상 연장해 실시할 수 있다.



6. 새롭게 부각되는 제주 곶자왈 연구

제주의 생태복원지인 곶자왈시험림에서 7월 초순에 운문산반딧물의 최대 군락이 발견되었다는 소식과 제주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탁월한 흡수원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선흘과 저지, 청수 곶자왈 지역 산림 260ha를 대상으로 탄소저장상황을 조사한 결과 곶자왈의 탄소 저장량이 다른 지역의 일반 숲 보다 단위면적당 최고 2배까지 많고, 자생하는 활엽수림인 붉가시나무 숲의 탄소저장량은 ha에 87.2톤으로 일반 숲의 1.4배, 침엽수림인 곰솔 숲은 ha 당 126톤으로 일반 숲의 탄소저장량보다 2배나 많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제주 곶자왈이 산림연구의 중요한 시험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사료된다.

7. 산림과학 연구활동, 글로벌 시대를 리드

2013년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주관한 국내·외 국제학술행사는 총 14개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월15일 ‘산사태 국제심포지움’을 시작으로 8월29일 제주도에서 곶자왈시험림을 대상으로 한 ‘곶자왈 생태와 문화 그리고 미래가치’ 그리고 최근 12월4일에는 ‘Lombok KPH REDD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해 국립산림과학원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글로벌 산림과학연구기관으로서 2020년 세계 5위권 진입을 위한 국제 연구 활동을 통해 연구성과 확산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8. 정부 3.0시대에 발맞춘 산림과학 협업 연구활동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협업연구는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창의·창조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국민 개개인의 행복 추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고부가치 창출 협업연구를 강화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원은 목질자원을 이용한 산림축산연구, 그리고 학교 텃밭을 통한 다양한 혜택 연구를 위해 9월 4일 국립축산과학원과 11월 7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업무협약 체결을 맺고 본격적인 협업연구를 시작했다.

9. 홍릉숲 프로그램 최우수 공공서비스 대상 수상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대한상공회의소, 동반성장위원회가 후원한 ‘2013 대한민국 최우수 공공서비스 대상’에 우리원이 운영하는 홍릉숲 프로그램이 국가기관으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함께  대상에 선정되어 11월 5일 매경청사에서 많은 관계자의 축하 속에 수상의 영예를 같이 했다. ‘홍릉숲 프로그램’에는 숲해설, 숲학교, 홍릉숲 음악회, 미래 푸르미 과학자, 아토피 교실 등 11개 세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숲의 역할과 중요성을 홍보하고 숲이 주는 혜택을 다양한 계층에 제공하고자 마련된 서비스이다.

10. 소나무와 참나무, 산림과학으로 지킨다

우리 금수강산을 대표하는 소나무와 참나무의 수난기라고 하겠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제주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소나무림과 해송림에서 급증하고 있고 수도권에서 잣나무림에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중부지방의 참나무림에서 참나무시들음병의 피해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 외에도 외래해충인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의 피해와 참나무 도토리를 가해하는 도토리거위벌레 피해가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 10년 후, 20년 후를 생각하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병해충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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