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화 파고에 맞서 규모화·전업화로 도전장



20억원 들여 육계 21만수 사육농장 완공



“농축산물 개방화시대에 맞서 규모화·전업화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 낭산면 금성축산영농조합법인 소삼 대표는 최근 한꺼번에 육계 21만수를 사육할 수 있는 최신 농장을 완공하고 오는 15일 첫 입추를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대지 7,700평에 건평 3,200평 규모를 갖춘 새 농장은 8개동 계사에 21만수의 육계를 사육할 수 있다. 최신 설비가 도입된 계사는 최적의 사육환경 여건을 갖춰 뛰어난 사육성적이 기대된다.
이 농장에 투입된 금액만 무려 20억원에 달하고, 공사기간은 1년이 소요됐다. 금융 대출금액만 16억여원으로, 이자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지만 걱정이 없다고 소삼 대표는 자신했다.

그는 “수당 사육비를 3백원으로 설정, 연간 6회전 기준으로 4억원 가량의 조수익을 목표로 정했다”면서 “수당 사육비를 낮게 책정한 만큼 언제든지 조수익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 등을 정상적으로 변제한다면 최대 7년이면 원금 전액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지난해까지 토종닭 4~5만수를 사육할 수 있는 농장 4곳을 분산 운영해 왔다. 그러나 농장관리를 위해 순회 이동하는 거리도 만만치 않고, 농장별 관리인원을 채용하다보니 인건비도 과다 지출됐다.
더구나 지난해 불황여파로 토종닭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져 그도 3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그는 유통시장이 불완전한 토종닭 사육보다는 육계 위착사육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적어도 육계를 위탁 사육할 경우 판로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고 사육비를 떼일 가능성도 없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농장을 신축하면서 세심하게 관심을 쏟았던 것은 자연 친화형 농장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인접한 마을에서 닭 사육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경수 등 경관을 조성하고, 농장 인접한 토지를 시세보다 높게 추가로 매입했다. 최소한 1천평 이상 계사를 증축할 수 있었지만 지역주민과 상생차원에서 과감히 포기했다.

그는 “수익을 위해서는 계사를 늘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보다 앞서 지역주민과 화합, 상생 발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혹여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데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변 양계농가들은 ‘무리한 투자다’, ‘부럽다’ 등 상반대 의견으로 분분하지만 개방화시대 적절한 선택을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규모화를 갖추지 못한다면 개방화 파고에 맞서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양계인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농장을 신축하면서 염두에 뒀던 것은 대를 이어 양계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었다”며 “양계업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해 아들이 당당하게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자연친화적인 농장 조성 일환으로 신축된 계사에 태양광 전기생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사비만 23억원이 소요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공사지만 태양열로 발생한 전기 1천kw를 생산해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할 경우 월 5천여 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짭짤한 부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60년만에 돌아온다는 검은 뱀, 계사년이다. 소 대표는 1965년생 뱀띠다. 올해 셋째딸이 명문대에 합격하는 등 계사년 시작부터 경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첫 입추를 앞두고 기대반 걱정반이 사실이지만 소 대표는 주변의 뜨거운 시선 못지않게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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