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우곡수박…비결은 철저한 품질관리”

농촌지도자고령군연합회 박재호 회장(58)은 수박의 명산지인 고령군 우곡면에서 ‘수박 박사’이자 지역 리더로 통한다. 수박을 비롯한 농사경력만 대략 40년으로 지금은 수박 4,000평, 마늘·양파 4,000평, 감자 2,000평 등 1만여평의 농사를 아내 김외순(전 고령군의원)씨와 짓고 있다.
8남매의 맏이로 10대 때부터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박재호 회장은 1992년 우곡그린수박작목반을 결성하고 서울 매장에 직거래를 시도했다.

박 회장은 “어린시절부터 생계를 꾸려야하는 어려움 속에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다”며 “땀 흘린만큼 보람이 된다는 정직함이 농업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향을 지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수박은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자리잡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한데 2003년에는 14명이 모여 한국유기농우곡지회 드림수박영농법인을 결성하고 지금은 백화점, 학교급식, 직거래, 지역농협으로 출하하고 있다.

우곡수박은 매년 정밀 토양검정에 의한 수박맞춤 비료만 사용하고, 1년에 한 번만 수확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최대로 흡수한다. 보통 수정 후 45일 만에 수확하는 것과 달리 60일 이상 충분히 익혀서 출하해 최소 13브릭스의 높은 당도를 보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박 회장은 “수박의 당도는 보통 10~11브릭스가 나오는데 우곡수박은 12~13브릭스가 나올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면서 “당도 1브릭스를 높이기 위해 들이는 공을 농업인들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박 회장은 2001년 경북농민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도 강원도, 경기도 등 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농사법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신품종은 끊임없는 공부와 시행착오 속에 나온다고 믿기 때문인데 자재비가 폭등하고,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농사에서도 선진화를 이루고, 지역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려면 배우는 수 밖에 없다”면서 “아마 죽을 때 까지 배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움의 길을 강조했다.

사실 박재호 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1980년대 초반에는 마을의 제방이 약해 침수 피해를 자주 입었고, 지난 해 7월에는 고령군과 인근 성주군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박 하우스가 물에 잠기면서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린 것. 당시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까지 직접 방문해 피해을 살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박 회장은 “지난 해 물폭탄으로 고령군에서도 우곡지역이 특히 피해가 커서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가 됐다”면서 “농사를 짓다보면 누구든 천재지변을 겪을 수 있지만 정부에서도 제방이나 시설관리를 좀 더 확실하게 해 막을 수 있는 피해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자체와 정부에 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농업은 생명산업이고, 농업인들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쌀직불금처럼 거꾸로 가는 정책들이 많은데 올해는 부디 올바른 제도로 농업인들이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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