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뿔나방 피해
최근 온난화와 더불어 고온 건조한 날씨를 좋아하는 감자뿔나방의 발생이 점차 늘고 있다. 감자나방이라고도 불리는 감자뿔나방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자와 담배 등 가지과 작물의 주요해충이다. 외국에서도 감자의 ‘슈퍼 역병(super pest)’라고 불릴 만큼 피해가 크다. 국내에는 1968년 경북 영덕군에서 처음 발견됐다. 일본에서는 1954년에 처음 발견 되었는데, 미군이 가져온 감자에 의해 전염되었으며 약 10년 후 국내에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 및 분포 조사가 1979년 이루어졌을 당시에는 경북 일부 지방과 제주를 비롯한 전남, 경남 지역 만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분포 한계가 1월 평균 최저 기온이 -8℃인 등온선과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전국을 대상으로 정밀한 발생 조사를 한 결과 거의 전국에 분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구온난화가 국내 해충의 발생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이기도 하다.

◇ 감자 가해 특성

감자 생육 중에 땅위 잎, 줄기는 물론 땅속열매까지 가해하고 수확 후 저장 중에도 발생해 큰 피해를 준다. 올해에도 대전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저장중인 감자에 발생해 약 300~400상자 가량이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생육 중에는 잎 뒷면에 주로 알을 낳아서 잎 사이로 파고 들어가 마치 굴파리처럼 터널을 만들며, 잎을 먹기 때문에 피해부위가 투명하게 보인다.

또한 줄기로 파고 들어갈 경우 바람에 부러지기 쉽다. 수확 후 뿌리열매에는 눈 주위에 알을 낳는데, 감자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까만 똥을 밖으로 배출한다. 유충이 커지면 똥도 커지고 열매 표면에 주름이 생긴다. 피해 감자를 잘라보면 터널 형태로 파먹고 들어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방제방법

생육 중에는 파밤나방 같은 나비목 해충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해충들과 동일한 방법으로 방제를 하면 큰 피해는 없다. 물론 남부지방의 경우 고온건조 날씨에는 상당히 높은 밀도로 발생하기도 한다. 발생 초기에 방제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가 바로 수확 후 보관, 유통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저장, 유통 방법은 4℃ 저온 저장이다.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모든 감자를 그렇게 저장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식용으로 소비되는 경우 약제 방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저온 저장을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페로몬 트랩을 사용한다.

상품이 출하되기 10일 정도 전에 페로몬 트랩을 설치한다. 유인이 용이한 벽면에 높이 1~1.5m 정도로 건물 내에 한두 개 설치한다. 페로몬 트랩은 수컷만 선택적으로 잡아들이며 유인하는 미끼(루어)는 한 달 가량 약효가 지속되므로 끈끈이 판만 주기적으로 갈아주면 된다. 씨감자 목적으로 저장을 할 경우 외국의 사례를 들어보면 약제를 희석한 물에 감자를 담갔다가 그늘에서 말린 후 저장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저장은 눈 부분이 잘 노출되기 쉬운 망보다는 구멍이 있는 플라스틱 상자가 더 효과적이다.

김주일(forweek@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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