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받을 수 있는 판로구축이 중요합니다”

“농산물은 생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판매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기껏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 받지 못한다면 헛농사되기 일쑤입니다. 안정적인 판로 구축이 힘들겠지만 적어도 소비자와 직거래를 시도한다면 제값 받는 고민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로 소재 유용농장 유용 대표는 도시 근교농업의 강점을 살려 생산하는 농산물의 90% 가량을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할 정도로 탄탄한 판로를 구축해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오이, 완숙토마토, 방울토마토 등 5천평의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다. 농장 인근에 5만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덕에 생산된 농산물의 전량이 소비자와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유 대표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소비자와 직거래가 벌써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유용농장의 농산물은 신선하고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단골 고객이 생길 정도로 판로 걱정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고 말했다.

본래 충북 진천이 고향이었던 유 대표는 지난 1977년 무렵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경찰학교 입교를 스스로 포기했다. 박봉에 쪼들려 살기 보다는 끼니 걱정을 덜 수 있는 농사꾼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진 돈 1,500원이 전부였던 유 대표는 청주시에 터전을 잡고 남의 논을 빌려 농사에 뛰어들었다.

밤낮없이 농사일에 매진한 그는 여유 돈이 생길 때마다 악착같이 땅을 샀다. 자식들에게는 가난을 대물림 할 수 없다는 심경에서다. 어렵사리 2천여평의 땅을 갖게 된 그에게 뜻하지 않는 행운이 다가왔다. 개발 바람을 타고 토지가 수용돼 큰 보상금을 받게 돼 단숨에 5천평의 농지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5천평의 토지를 확보한 유 대표는 본격적인 농사꾼으로서의 숨은 끼를  드러냈다. 그간 도매시장 판로에 의존하던 유통과정에서 벗어나 직거래로 전환을 시도했다. 때마침 청주시에서도 소비자와 직거래 시장에 관심이 높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유 대표는 소비자들과 손쉽게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오이, 완숙토마토, 방울토마토 등이 주력품목이지만 고추, 가지, 파, 마늘 등 다양한 농산물도 생산하고 있다. 직거래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농산물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다.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고, 유 대표는 판로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연중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소비자와 생산자가 ‘win-win’ 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20여년째 직거래 시장이 이어지고 있는 비결인 것이다.

농업인도 도시 근로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유 대표의 행보는 자신의 둘째 아들(유희원·30세)이 대를 잇겠다고 나서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농촌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는 세태에서도 그의 아들은 아버지 삶에 희망을 찾고 농사꾼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유 대표는 “도시 근교농업의 강점을 충분히 살린 덕분에 농업도 희망과 비전이 있다는 것을 아들이 충분히 느꼈던 것 같다”며 “유용농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굳건한 신뢰를 구축하고, 유용농장이 개방화시대에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아들이 제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유 대표는 각종 단체에서 봉사활동이 넘치게 많다. 그는 현재 청주농협의 감사를 12년간 맡고 있는데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 감사도 맡고 있다. 농림수산식품장관상, 충청북도 도민대상 2년 연속 수상, 새농민상 본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농촌지도자회는 지난 1990년 가입해 지난해까지 청주시연합회 감사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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