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경관·제사 등 역할 다양

수령이 많고 커다란 나무인 ‘노거수’가 농촌마을의 휴식·경관·제사 등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농촌지역 노거수 활용 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국 10개 시·군 108개 농촌마을의 노거수 218주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천연기념물 2주를 비롯해 보호수 158주, 보호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비보호수 58주가 포함됐으며, 수종으로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 등 총 13종이다.

조사결과 노거수의 절반인 109주의 나무가 농촌마을 주민의 휴식과 공동체 활동 장소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제공해 주민들의 녹색생활을 도와주고 있었다.
또한 노거수의 36%에 달하는 79주의 나무는 농촌마을의 경관요소로 활용돼 ‘자연적인’, ‘녹색의’, ‘평화로운’, ‘시골풍의’ 등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마을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신목(神木)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노거수도 7주나 돼 노거수 밑에 마을제사를 지내면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적인 공동체 행사들을 전승하는 마을도 조사됐다. 충북 옥천군의 도율리 마을에서는 노거수를 신성시 여겨 해마다 마을제사를 지내면서 마을의 안녕을 빌어 수십 년간 범죄 없는 마을을 유지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노거수가 농촌체험관광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자전거 길이나 탐방로의 쉼터, 소공원 조성을 통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면서 “노거수의 가치와 활용에 관한 가이드라인 책자를 발간해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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