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농자재값 ‘현기증 느끼는 우리 농촌’

농자재가격을 보면 어지럽다. 지난해 가파른 농자재 가격은 분명히 무슨 변화를 바랬던 손짓이었다. 예고된 농촌 쓰나미였다.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현장에선 봄을 준비했던 농민들의 힘겨운 손짓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최악의 구제역은 물론 중동사태, 300년만에 들이닥친 인도ㆍ중국 가뭄 등 전례 없던 곡물 부족 그리고 재앙으로 농식품부는 혼까지 놓았다. 그 사이에 농기자재 값은 더 올랐다.
농식품부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고 갈 길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정부가 주도하에서 농촌 보조 지원 사업은 아닐지만 농촌 경제를 살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농촌의 문제는 보조금 몇 푼 준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의 쓰나미 이후 대처없는 원전처럼.
사실 정부는 영세 농가를 머릿속에서 잃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그들의 판단이 바로 지름길은 아니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5-6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농업 필름ㆍ비료ㆍ농기계 가격 등 농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특히 면세유 가격이 급등함으로서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별다른 정부의 대안이 없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원가 상승이라는 구호아래 해당 업체는 무조건 가격 상승으로 대처했다.

이렇듯 농자재 가격이 대폭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값은 매년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더욱이 급작스런 기후 변화로 인해 갈아 업고 적기의 작기 선택도 어려운 농업인들은 더 힘겹다.

특히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데다 수도작 철을 맞아 대부분의 농민들이 논에 집중되면서 과수원ㆍ시설하우스ㆍ밭의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전년에 비해 최대 20%이상 품삯까지 상승함으로서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실정이다.
점차 농가의 채산성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정부와 각 지자체가 여러 가지 형태로 보조 지원을 강구하고 있지만 허사로 돌아가고 있다.

경기 광주시에서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모 농민은 “소비자 물가만 잡을 것이 아니라 농자재 가격도 잡아야 한다. 특히 고유가 시대에 정부가 주도하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정부지원을 확대하고 면세유 추가 공급 그리고 농업 인력까지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북 경주시에서 감 등 과수원을 운영하는 모 농민도 “지난해보다 노임이 1만원 이상 상승했다. 최근 이 지역에선 일당 7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사람들이 들어온다. 최근 8만원까지 주는 수도작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힘들지만 그러나 사람 자체를 구할수 없는 것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필름 전년 대비 최대 16.2% 상승

지난 5월 6일 기준 농업 필름 가격은 지난해 12월 가격에 비해 또 다시 평균 최대 6.5%이상 인상됐다. 올 초 8.53% 인상된 이후 주원료 가격의 추가 인상으로 각각 일반 필름 9%, 장수 7%, 일반 필름 5% 올랐다.

가격의 상승은 지난 2008년부터 광폭 필름 원료의 공급이 원유가격 상승으로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LDPE(저밀도폴리에틸론)등 핵심 원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오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올 초 부터 대폭 상승하면서 농업 필름 주원료는 또 다시 평균 29%까지 상승했다.

농업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필름 중에서 일반 필름은 주원료가 LDPE(톤)로 4월 가격이 2,750원으로 지난 2010년 12월 가격(2,150원)보다 600원이 상승, 지난해보다 28%까지 인상돼 2009년 대비 최대 19.9%까지 상승하는 등 전년대비 14.1% 상승됐다.

또한 장수 필름은 주원료인 EVA(3%)의 4월 가격이 2,900원으로 지난 2010년 12월 가격(2,200원)보다 최대 700원까지 상승해 지난해보다 최대 32%까지 인상되는 등 올해 장수 필름의 가격이 전년 대비 16.2% 상승했다.

장수 필름은 최근 3년 동안에 가장 많이 상승한 필름으로서 지난 2009년에는 최대 22%까지 가격이 오른 제품이다. 이로서 장수 필름의 가격(1KG)은 현재 4,650원으로 지난 2010년 4,000원보다 650원 상승했다. 

삼중(EVA)필름의 경우는 주원료인 EVA(12%)의 가격이 4월 현재 3,050원으로 지난해 2,400원(2010년 12월)보다 최대 650원까지 올라 지난해보다 최대 27%까지 인상되는 등 올해 삼중 필름의 가격은 전년 대비 14% 인상됐다.

중 필름은 지난 2009년 최대 17.4%(2008년 대비)까지 상승한바 있다. 이로서 삼중 필름의 가격은 올해 5,180원으로 지난 2009년 4,540원보다 640원이 상승했다.
기능성 필름의 경우에도 올 가격이 6,440원으로 지난 2010년 5,640원보다 800원이 상승해 가장 많이 올라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주요 필름의 가격 상승은 석유에서 정제되는 프라스틱(필름 등)원료의 근본이 되는 ‘납사’(NAPATHA)의 국제 가격이 요동치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필름의 가격변동은 장기간 납사의 국제 가격의 변동에 따라 가격 폭이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농업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납사’ 가격은 2008년에 비교할 때 최대 240.6%까지 인상됐으며 지난 2009년 대비 40.6%, 전년 대비 15.5% 인상돼 앞으로도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가 예상된다.
한국 농업용 광폭필름 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지금은 원유가격이 110달러 시대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 받는 원료 가격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원유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주원료인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가 톤당 평균 675원, LDPE는 600원 상승해 조합원들의 타격은 심각하다”고 밝히고 “국내 농업 필름 판매 금액은 약 1,200억원 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우리 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업인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자는 “시설하우스에서 사용되는 농업 필름의 규격화 및 생산 표준화 문제점도 심각하다. 가장 많은 농업 필름을 사용(15%)하는 성주ㆍ논산의 경우에는 폭이 일정하다.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농가들은 필름(폭)이 지역마다 다 다르고 가지수가 많아 해당 조합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표준화가 가능하면 최대 30%까지 가격을 내릴수 도 있다. 농업인들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면세유 ‘전년대비 280원 상승’ 악재

유가 폭등으로 농업용 면세유 상승을 부추겨 농촌 지역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시설 재배에 해당하는 양채ㆍ엽채류 농가의 피해는 더욱 극심하다.

지난 86년부터 농민의 영농비 부담 경감과 농업기계화 촉진, 농민의 소득증진을 위해 지원되어온 농업용 면세유의 공급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나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대 항력적이고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지난해 면세유는 경유 152만리터, 등유 21만리터, 휘발유 8만리터 등 모두 192만리터가 공급됐다. 지난 2007년(250만리터)에 비하면 약 60만리터가 감소된 양이다.

특히 시설하우스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경유의 경우 4월 현재 가격이 1,120원으로 전년(840원)동기 대비 최대 280원까지 상승, 최대 30%까지 올라 시설하우스 농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농업용 면세유 가격 상승치는 예상보다 높았다.

하지만 우리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이로 인해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 기계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와 특히 노지 재배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작목을 생산키 위해 집단적인 대규 시설(화훼) 농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보니 농업용 면세유 공급량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면세유 공급량의 축소로 인해 자칫 농업 생산성을 악화시켜 농촌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최근 농업용 면세유의 영속화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 법안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도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5년 동안 최대 9조원까지 지원 효과가 발생이 예상된다. 이로서 원예 등 시설 농가와 농기계 사용 농가의 큰 혜택이 전망된다.

경기 포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모 농민은 “면세유 값이 오른 것도 부담이지만, 배정량이 크게 줄어 30% 가량은 개인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히고 “일반 도시민들처럼 일정한 소득(월급)이 없는 우리 농민들이 일반 구매로 기름을 구입하는 것은 모험이다. 도리어 농산물 가격 시세를 따져보면 더 손해”라고 강조했다.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수입 엔진

올해부터 농기계 정부 융자기종의 가격 신고제도가 ‘완전 자율화’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올해 농기계 가격이 상승한 이유도 원유가 상승으로 오일ㆍ철판 등 소재가 최대 4-5%까지 인상돼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본체 및 부품가격이 상승했다.

여기에다 몇 년 전부터 고유가로 인한 철 가격 상승과 최근 일본에서 전량 엔진을 수입하는 종합형 농기계 업체들이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난조로 가격이 급상승, 수입 엔진ㆍ부품류가 4-5%까지 상승함으로서 가격은 지난해 비해 평균 10%이상 급상승했다.

그러나 국내 종합형 업체들의 기술부족에도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내 종합형 업체 대부분이 트랙터ㆍ승용이앙기ㆍ콤바인을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으며 아예 수입산 엔진을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종합형 업체 T사는 30-48마력급 트랙터에 구보다 엔진을, 50-72마력급 트랙터에는 존디어 엔진을 그리고 80마력급 이상의 트랙터는 모두 이세키 완제품과 독일 펜트사 완제품을 수입, 농가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K사 경우에는 91마력급 이상 트랙터는 존디어 완제품을 수입하고 30-70마력급 트랙터의 경우에는 커민스 제휴 개발 엔진을 장착해 판매하고 있다. 나머지 70-90마력급 엔진은 수입하거나 국산 엔진을 개발해 장착 판매하고 있어 다소 엔진에 대한 부담은 덜하다.

L사의 경우는 30-55마력급 트랙터는 미스비시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56-90마력급 트랙터는 이베코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D사는 30-47마력 국산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50-85마력은 퍼킨스 엔진, 86마력이상은 존디어 엔진이 장착된 완제품을 수입ㆍ판매하고 있다. 이는 국산 엔진이 내구성이 저하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D사는 정부와 함께 국산 엔진 개발에 착수, 60-70마력급 국산 엔진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관망돼 가격 상승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입 대체효과가 1,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D사가 개발하고 있는 국산 엔진의 가격은 수입 엔진에 비해 70%선으로 최근 모든 종합형 업체가 공급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농기계 가격의 안정세가 예상된다.

농식품부 및 관련 조합 그리고 학회에서는 D사의 국산 엔진을 사용함으로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전망하고 있어 상용화를 꾀하고 있다.

비료의 경우는 주 원료인 암모니아 가격이 올 1월 430-460달러까지 상승해 전년 동기 대비 64.3%나 상승했고 인광석(요르단산 기준)도 120-125달러에 거래돼 전년에 비해 38.9%까지 올라 복합비료의 경우 1,000원이 상승했다.

특히 비료 원료값이 급등한 이유는 국제 곡물값 상승으로 비료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유가 상승과  중국의 비료 원료의 수출세 대폭 상향 조정 등으로 비료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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