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골계·토종닭의 名家 소래영농조합”

경기
▲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
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에 소재한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오골계의 대중화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과거 오골계는 비싼 가격 덕분에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아 사육농가 입장에서는 경영손실이 커 부담스럽기만 했다. 어찌됐든 많이 팔아야 이윤이 남는데 판매량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보니 ‘귀한 오골계’가 ‘미운 오리새끼’와 같은 존재로 전락했던 것이다.

오골계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재래종 고유의 성질이 강해 병아리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일찌감치 파악한 소래영농조합은 오골계 종계의 개량을 추진했다. 병아리를 마음껏 생산할 수 있는 품종으로 개량하지 못한다면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고 끝에 소래영농조합은 품종 개량에 성공, 필요한 만큼 오골계 병아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때부터 오골계는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들도 손쉽게 오골계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80년 탄생한 소래영농조합은 오골계의 품종개량을 통해 토종닭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 광주민주화운동…소래영농조합 탄생

지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은 전남도 축산농가들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교통이 전면 차단되면서 가축에게 먹여야 할 사료를 공급받지 못했던 것이다. 급기야 굶어죽일 수밖에 없는 처참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전남 나주에서 오리사육으로 평범한 삶을 살던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도 제때 사료공급을 받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육하던 오리를 전부 굶겨 죽이는 아픔을 겪으면서 오리농장은 파산을 했고, 쫓기 듯 경기도 김포로 상경했다. 손에 쥔 돈은 고작 36만원에 불과했다.

방 한칸 마련할 수 없는 처지였던 터라 김 대표는 어쩔 수 없는 남의 농장으로 취직했다. 1년여 남짓 남에 농장에서 일하던 그는 경기도 고양으로 터전을 옮겨 독자적으로 토종닭사육에 나섰다. 돈도 제법 모였다.

‘제2의 전성기’의 기쁨을 만끽할 무렵 뜻하지 않는 곳에서 큰 시련을 당해 또다시 좌절해야만 했다. 어렵사리 일군 농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화재로 인해 농장을 잃은 것도 모자라 큰아들까지 잃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재기가 힘들 정도로 큰 상처를 당한 그가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인지하고 지난 1986년 고양시를 떠나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로 터전을 옮겼다.


■ 오골계 대중화에 앞장

용미리로 터전을 옮긴 김 대표는 그간 단순 토종닭사육에만 전념했던 경영형태에서 벗어나 종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 연을 맺게 된 것이 ‘오골계’다. 오골계가 높은 부가가치와 함께 수입개방시대에 수입산 닭고기와 차별화를 꽤할 수 있는 ‘물건’임을 직감하고 오골계 종계사업에 전력을 다했다.

예로부터 건강식으로 인식돼온 오골계는 사육환경에 민감하고 약한 체질과 사육 및 번식의 어려움으로 인해 고가에 팔리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는데 큰 부담이 됐다. 이러한 오골계의 한계성을 타파하는데 김 대표는 부단히 노력했다. 재래 오골계를 개량, 종자보급과 대량사육을 통해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대중화에 앞장선 것이다.
오골계의 가격 부담에서 벗어나고 필요한 만큼 분양 병아리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면서 오골계의 시장도 점차 확대됐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의 강점은 종계 사육부터 친환경축산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친환경축산물인증을 받은 것도 깨끗하고 건강한 병아리를 공급하자는 김 대표의 소신 때문이다.

그는 “오골계가 육질은 물론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일반 브로일러와의 차별화되지만 환경친화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오골계 종계 9천수, 토종닭종계 3만수, 우리맛닭 종계 3200수 등 종계사업을 꾸리고 있으며, 한해동안 분양되는 병아리 수는 400만수에 육박한다.

또한 지난 2002년에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닭고기 품질인증을 획득했으며 국가대표 축구선수 훈련장인 파주트레이닝센터에 토종닭, 오골계, 오리납품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경기도지사 인증G마크를 획득한데 이어 2006년 2월에 친환경농산물인증을 받는 등 신뢰할 수 있는 토종닭, 오골계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다양한 제품개발…토종닭 틈새시장 공략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종계사육을 통해 병아리분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실용계농장과 위탁사육을 통해 토종닭과 오골계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궁궐’이라는 독자브랜드를 내세워 인터넷 및 우체국 쇼핑몰, 홈쇼핑, 직거래 등 다양한 판로를 구축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항생제 사용을 최대한 억제한 친환경축산을 통해 생산한 토종닭과 오골계 등을 시장에 내놔 소비자들과 높은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소신에 따라 품질 경쟁력 강화는 김 대표의 영원한 숙제다.

특히 토종닭산업 자체가 성수기와 비수기가 명확하게 구분돼 ‘복’ 시즌에 집중된 소비형태에서 벗어나 연중 안정적으로 경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체질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수기에도 토종닭이 소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닭갈비, 삼계탕·백숙 레토르트 등 신제품을 개발에 매진해 각종 시식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도를 분석하고 있다.

닭갈비의 경우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보고 있다. 닭갈비를 숯불에 구워먹으면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우수한 맛을 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레토르트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과 보관기간이 길어 향후 해외수출 가능성도 높다.
소래영농조합만의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토종닭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토종닭協, “토종닭산업 안정적 성장 이끌터”

소래영농조합을 이끌기에도 바쁜 와중에도 김 대표는 (사)한국토종닭협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19일에는 제7대 협회장에 만장일치로 재추대됐다.

소래영농조합과 협회를 동시에 꾸려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사업체에 전력을 다한다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1주일에 이틀 이상 협회 업무를 보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도 자신감은 넘친다. 협회가 사단법인으로 전환된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는 토종닭협회가 사단법인으로 재탄생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막대한 희생만이 요구되고, 고난의 연속이었던 그간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토종닭협회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했고, 그 희생을 본인이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 금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매년 협회 운영비를 4천만원 가량을 지원해 왔다.

김 회장은 “평생을 토종닭과 함께 해 왔지만 농가와 토종닭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협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면서 “가금업계에서 ‘서자’ 취급을 받았던 토종닭이 과거의 설움을 극복하고 일취월장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농가와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단법인 전환을 계기로 토종닭협회의 위상이 높아진 탓에 여기저기 참석해야 할 자리가 많아 전국 각지 행사에 참가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입되지 않는 토종닭, 문화유산으로서 후대에 물려줄 의무를 갖고 있는 토종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육농가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한데 뭉치는 결속이 필요하다”면서 “토종닭산업이 쉼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임기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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