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도자들의 살아있는 기백 선보일 터”


전남 장흥군 용산면 모산리에서 평생을 봉사활동에 매진, 지역사회에서 높은 신망을 받고 있는 이종태 농촌지도자장흥군연합회장.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한우 100두, 수도작 7,000평, 밭농사 3,000평 등 웬만한 젊은 농사꾼 못지않게 왕성한 영농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젊어서 더덕, 배추, 수박, 도라지 등 별의별 농사를 다 지어봤고 성공과 실패의 쓴맛을 반복해왔다”면서 “80년대 후반까지도 1년 농사지어봐야 이것저것 떼고 나면 ‘헛농사’ 되기 일쑤였고 영농생활의 전환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때 이 회장에게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염소’였다. 야산에 방목해서 염소 사육을 시작했는데 당시 건강식으로 염소가 제격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제법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복잡한 산림법으로 인해 야산에 염소사육이 힘들어지면서 한우사육에 뛰어들었다. 지난 1990년 염소를 통해 모은 돈으로 송아지 5마리를 샀다. 5마리로 시작한 한우는 해가 바뀔 때마다 마리수가 늘어 현재 100마리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한우산업이 호황기를 누리면서  그는 염소에 이어 한우를 통해 승승장구를 거듭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구제역으로 한우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슬기롭게 극복할 자신이 넘친다.

이 회장은 바쁜 영농활동으로 인해 하루해가 짧을 것 같지만, 20대 시절부터 지역의 크고 작은 대소사에 쉼 없이 참여해 왔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맘이 앞섰기 때문이란다. 

특히 농촌지도자회에 대한 애착은 확고하다. 그는 “주민이 삽을 들때 지게를 짊어졌고, 주민이 지게를 짊어질 때 경운기를 끌었을 정도로 농촌지도자로서 역할에 충실해 왔다”면서 “처음에는 멋모르고 봉사를 하지만 하다 보면 봉사가 몸에 베어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장흥군연합회장에 당선됐던 그는 올해 임기가 끝난다. 그간 농촌지도자회의 수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던 만큼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편하다고.

그는 임기내 농촌지도자 읍면 임원들의 해외연수 예산을 확보해 벌써 두차례 다녀왔다. 덕분에 농촌지도자회의 활기가 넘치고 회원배가 운동도 활기가 넘쳤다. 100여명의 신규회원이 확보된 것도 큰 성과다. 
특히 그는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농촌지도자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폐쇄적이고, 관변단체라는 오명을 받아온 농촌지도자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덕분에 지역에서 농촌지도자회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지난 40년간 쉼없이 펼쳐온 봉사활동은 거실 한켠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수많은 상패가 입증하고 있다. 아마도 320만 농민들 중 대통령 표창을 3차례 수상한 사례는 찾기 힘들 정도다.

이 회장은 “주어진 역할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온 결과물이라 생각한다”면서 “수상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열정을 쏟았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종료되기 전 큼지막한 계획을 시도하고 있다. 농촌지도자전라남도대회를 장흥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군 예산 확보에 나섰다. 전남도 농촌지도자대회를 반드시 장흥으로 유치해 농촌지도자들의 살아있는 기백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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