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마늘 가축급여시 항균효과 크게 증가

2차 세계대전 때 부상당한 환자의 감염을 막기 위해 개발된 페니실린은 기적의 물질로 취급되었으나, 항생제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항생제에 저항하는 세균이 나타나게 됐다. 가장 먼저 보고된 항생제 저항성 세균은 포도상구균. 공기, 토양 등에 널리 분포하며, 특히 단백질,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에 오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식품으로의 오염 경로도 매우 다양하여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균이다.

사료 첨가용 항생제는 1950년대부터 가축의 생장촉진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육제품에 항생제의 잔류로 인한 잠재적 위해성이 제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규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항생제는 가축의 질병치료에만 사용하고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생육촉진제(생균제)의 개발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축용 항생제 사용량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인데다, 정부가 소비자들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올해 하반기부터 배합사료용 항생제를 완전히 금지할 예정이어서 항생제를 대체할 생균제 개발이 시급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산균으로 발효한 마늘액’(마늘 발효액)이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개발됐다. 이번 마늘 발효액은 축산과학원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유산균 가운데 마늘의 항균물질인 ‘알리신’에 저항성을 가진 유산균을 선발해 마늘즙과 혼합, 발효시킨 것으로, 포도상구균, 대장균, 살모넬라 등 축산식품의 주요 유해균을 억제하는데 큰 효과를 나타냈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마늘 발효액은 유산균과 마늘즙을 1:1로 혼합해 37℃에서 하루동안 배양하면 된다. 사용된 유산균은 고농도의 마늘즙과 배양해도 생장하는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 L5’ 등 5종이다. 이들 유산균으로 발효한 마늘액을 육계에 4주간 급여실험을 해 본 결과, 증체량에 차이는 없었지만 분변내 포도상구균과 대장균 수가 1/100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반면 유산균 수는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마늘을 유산균으로 발효했을 때 항균활성이 증가하는 것은 마늘의 알리신이 유산균의 작용으로 변형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함준상 연구사는 “항생제 저항성 유해균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있는 가운데 가축 생산단계에서부터 유해균을 억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며 “마늘을 발효시켜 가축에게 급여할 경우 유산균이 장내 유익한 작용을 해 가축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축산과학원은 마늘의 항균물질로 알려진 알리신에 억제되지 않는 유산균 ‘페디오코쿠스 펜토사세우스’를 선발해 발효마늘 제조방법을 특허출원했으며, 이를 지난해 (주)선바이오에 기술이전했다.

한편 마늘은 세균, 곰팡이, 효모의 생육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항균력과 독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또한 마늘은 김치에 첨가되는데, 지금까지 김치의 유용한 효과들은 보고되어 왔으나 마늘의 독성에 따른 부작용은 밝혀진 바 없다. 더욱이 마늘을 첨가하지 않은 김치는 마늘을 첨가한 김치에 비해 발효 초기에 호기성 세균의 증식을 촉진해 김치의 나쁜 냄새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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