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에너지 자원 ‘거대 억새’ 보급 중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억새.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지만 최근 환경친화적인 토종작물이라는 점과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 생산 작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억새는 식물체내 지상부에 다량의 탄소가 축적돼 있고 지하부 땅속줄기와 뿌리에도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돼 있어 환경친화성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땅속줄기와 뿌리가 땅속에서 단단한 ‘뙈’(매트)를 형성함으로써 농경지의 토양침식을 방지하고, 봄부터 늦은 겨울까지 식물체가 무성해 포유류, 조류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억새는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탁월한 소재로 알려져있다. 억새가 섬유질계 에탄올을 생산하는데 유리한데, 회분 함량이 적어 보일러, 발전소 등에서 원료로 사용, 직접 연소해도 시설(버너) 부식이 적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고효율 저비용 에너지 작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바이오에너지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얻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농촌진흥청이 일반 억새보다 생산량이 월등히 많은 바이오에너지 생산용 ‘거대억새 1호’를 개발하고 대량증식 기술까지 개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대억새 1호는 농진청이 우수한 억새자원을 확보하고 수집해 에너지용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추진한 결과물로,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000점에 달하는 유전자원을 수집, 이 가운데 우수한 품종을 선별·교배해 탄생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거대억새1호는 ‘물억새’ 종류로 키가 4m, 줄기의 굵기가 9.6mm 정도로 일반 억새의 2배나 된다. 또 건물량이 30톤/ha 정도로 일반 물억새에 비해 50% 이상 생산량이 많다. 또한 보리짚이나 볏짚 등 다른 셀룰로오스 작물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아 잠재에탄올 생산량(14,610L/ha)도 월등히 높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거대억새1호의 신속한 보급을 위해 급속히 증식할 수 있는 대량증식방법도 내놨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억새 줄기삽목 방법인데, 외국에서 주로 이용하는 땅속줄기 절단법에 비해 10배 이상 번식이 빨라 저비용으로 억새묘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

농진청은 거대억새1호의 빠른 증식과 보급을 위해 2009년부터 환경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산청군 단성면 소재 남강 수변구역과 화순군 남면 소재 영산강 수변구역에 모두 8천주를 보급하고 수도권 매립지관리공사와 협력해 매립예정 간척지에 1천주를 식재했다. 지난해 생육상태를 조사한 결과 재식한 지 1년여만에 2m 이상으로 생육이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지난해 금강하구 웅포지구에 추가로 10ha를 식재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2년까지 모두 184ha의 억새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농진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는 “셀룰로오스계 바이오 원료작물로서 억새 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바이오에탄올 생산공정 개발을 통해 녹색기술 실용화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바이오에너지 이외에 억새를 활용한 연료펠릿 개발 등 새로운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대억새1호와 억새 대량증식 방법은 지난해 열린 국가녹생기술대상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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