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올리고 칩 이용한 진단시스템 개발

농작물에 큰 해를 주는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 등 500종이 넘는 식물바이러스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식물바이러스 538종을 동시에 진단하고, 신종 바이러스까지 탐색할 수 있는 ‘올리고 칩을 이용한 식물바이러스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진단기술은 538종의 바이러스 유전자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진단용 프로브(probe, 탐침)를 먼저 개발, 이를 손톱정도 크기의 판에 부착해 ‘올리고 칩’을 만든 것이 핵심이다.

이 올리고 칩은 4천 개의 프로브로 구성돼 있는데, 분석시료로부터 추출한 표지핵산을 칩과 반응시킨 후 해당 프로브들의 형광반응으로 식물바이러스를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유전정보를 알고 있는 모든 식물바이러스로 진단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염기서열이 알려진 538종에 대해서는 한 번에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신종 또는 변종 식물바이러스까지 발견이 가능함에 따라 농진청은 최근 콩, 인삼, 큰조롱 등의 작물에서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던 4개의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진단시스템에 대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업과학원 김완규 작물보호과장은 “이 진단기술의 개발로 앞으로는 식물바이러스병에 대한 신속 정확한 원인구명은 물론 발 빠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력, 비용, 진단시간 측면에서 적잖은 절감, 절약효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와 농산물 교역 확대 등으로 새로운 식물바이러스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진단기술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식물체에 대한 엄격한 검역도 가능한 만큼 앞으로 최첨단의 식물바이러스 진단기술과 방제법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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