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학교무상급식·도시생태농업 적극 추진

한국 농업기술의 ‘메카’ 수원. 농업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있어 가능했던 수식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수원은 대표할만한 농산물도 없고 농경지도 거의 없다. 수도권 중심지로서 급속한 개발에 떠밀린 탓이다. 그래도 수원엔 아직도 농부가 있다. 그들은 여전히 도심을 둘러싼 외각의 토지에서 국민 먹을거리인 쌀을 비롯해 화훼, 토마토, 미나리, 포도 등을 재배하고 있다. 대부분 ‘친환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농업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자연스레 찾게 된 생존전략일 것이다. 지자체에서도 적극 지원하는 모양새다. 각종 지원사업에 6억6천만원이 순수 지원되고 있다.

또한 학교 무상급식 계획을 세워놓고 수원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축산물을 전량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접한 화성과 오산을 통합한 광역도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과 융건릉, 용주사 등 관광인프라와 연계한 농산물 유통구조 구축도 설계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통해 수원시 농업현황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수원시 농업현황을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 수원은 농경지가 많지 않다. 수도권 중심지로서 도시개발이 이뤄진 때문인데, 서수원권과 망포동 지역에 1,240ha 가량의 논, 밭에서 쌀, 포도, 화훼, 토마토, 미나리 등 시설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대표 농산물이랄 것은 없지만 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업인과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고, 자연친화적인 도시개발이 되도록 보전·관리하고 있다.

낮은 농업생산성을 친환경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인데, 친환경농업을 위해 어떤 사업이 추진되고 있나.
- 지금도 대부분의 농업인들이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농산물생산에 나서고 있고 농업기술센터의 지도사업을 통해 각종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영농철에 상토, 농기계, 토양미생물제, 유기질퇴비, 비닐하우스자재 등을 지원하고 있고 수출농가에는 수출포장재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안정적인 친환경농업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집단 영농단지를 조성하려 한다. 전북지역으로 이전하는 농촌진흥청의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친환경농산물 생산지원을 비롯해 친환경직불제, 경관직불제도 추진하고, 친환경농산물을 취급하는 전문판매장과 유통활성화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려 한다.

요즘 소비트렌드는 ‘친환경’이지만 실제 소비되는 양은 만족스럽지 않다.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그래서 우리 시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자체에서 전량 소비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학교 무상급식사업인데,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서 농촌지역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우리아이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아직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며, 여기에 필요한 쌀을 모두 수원시에서 생산된 쌀을 수매해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시에서 생산되는 쌀은 약 4,400톤인데, 초·중·고 무상급식에 필요한 연간 4,000톤 정도의 쌀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채소를 비롯한 다른 농축산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상당한 예산이 필요할텐데 가능한가.
- 교육의 공공성과 교육복지 증진 차원에서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급식과 관련한 시 조례도 마련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하려면 급식재료에 따라 기존보다 10~20%정도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만큼 교육청, 광역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조례를 개정해주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도 있다.
- 당연한 지적이다. 우리 시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친환경급식센터’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설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 시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이 극히 제한돼 있어 친환경급식이 바로 시행되기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인근의 화성, 오산 등 기초단체를 비롯해 유통센터, 농업인, 학교, 영양사 등 각계의 관계자로 구성된 가칭 ‘친환경급식추진 준비단’을 꾸려 친환경급식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농촌진흥청 설문조사에 따르면 옥상이나 베란다, 텃밭에 농작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업’을 하는 도시소비자들이 친환경, 유기 농산물을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더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 농업여건을 볼 때 ‘도시(생태)농업’을 적극 지원·육성하면 좋을 것 같다.

- 현재 도시생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동안 텃밭, 주말농장 등을 이용해 생활농업을 실천해온 도시민을 위한 것이다. 올해 3월 도시생태농업 조례가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도시생활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민, 어린이 대상 ‘농부학교’ 교육이 진행되고 있고, 노인과 장애우를 대상으로 한 녹색희망농장 등 시민 생태텃밭농장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내 우수농업현장에서 ‘그린팜 투어’, 우렁이논 손모내기 체험 등 체험행사도 운영하고 있고, 도·농교류 일환으로 농촌일손돕기, 농업·농촌현장체험 등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추진하고 있다.

수원, 화성, 오산 통합도시 건설에 대한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농업·농촌에 미치는 영향은?
- 수원, 화성, 오산은 60년전엔 하나의 행정구역이었고, 천 년이상 동일한 생활권이었다. 지역사회 발전과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통합도시 건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으로도 기반시설의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어 좋고 이밖의 유형, 무형의 많은 혜택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농업·농촌과 관련해서는 서해와 수원화성, 융건능, 용주사 등 많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벨트, 광역적 교통망 구축 등을 통해 새로운 농산물 유통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화성시에서 생산한 쌀이나 농산물이 인구가 집중된 수원에서 소비되는 구조형성이 그것이다. 앞으로 통합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형성해 자연스럽게 경제적, 행정적 통합을 이루도록 할 생각이다.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술의 메카로서 수원의 상징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진청의 지방이전이 예정된 상황에서 농진청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말도 들린다. 부지 활용방안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일부 부지를 매입하는 등 현재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업과 관련해서는 앞서 언급한대로 친환경농업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집단 영농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촌지도자회 등 농업인단체들의 활동이 날로 활발해지고 있다. 당부 말씀 부탁한다.
- 우리 시는 농업인단체 육성을 위해 우수농업현장 벤치마킹, 영농현장 지도, 농촌지도자 회원 5인이상 공동 소득화사업 추진 등 다양한 지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모두다 ‘돈버는 농업’을 위한 것이다. 폭넓은 지식과 정보습득으로 고품질 농산물생산에 앞장서주길 바란다. 적극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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