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조치원복숭아 명품화’ 기반조성사업 추진

복숭아 주산지라면 장호원, 음성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이에 버금가는 품질과 맛을 가지고 있는 충남 연기군의 조치원복숭아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서울 가락시장 같은 서울, 수도권 도매시장에 상장되지 않기 때문에 조치원복숭아가 생소할수도 있다. 그러나 조치원복숭아는 직거래를 통해 대부분 판매되고, 나머지를 대전·충남지역의 도매시장에서 소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아는 사람만 아는 ‘마니아급’ 복숭아다. 그럼에도 조치원복숭아 재배면적은 많지 않다.

연기군 가운데 330ha정도의 가장 최적의 재배조건을 가진 땅에서만 재배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문성을 가진 농가가 심혈을 기울여 생산한다는 반증일게다. 연기군은 내년부터 조치원복숭아 명품화를 위한 기반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연기군농업기술센터 송기덕 소장을 만나 연기군 농업현황과 명품복숭아 생산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연기군을 대표한다고 할만한 농산물이 없는 것 같다.
- 연기군은 조치원복숭아를 비롯한 과수산업이 대단히 활발하다. 그 다음 한우, 양돈, 양계 등 축산물 생산이 많고, 쌀 재배면적도 상당하다. 특히 ‘행복한 아침’이란 브랜드로 판매되는 조치원의 복숭아는 유명하다.

조치원복숭아가 유명하다고 했지만 다소 생소하다.
- 보통 복숭아하면 장호원과 음성지역의 햇사레 복숭아를 떠올리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게다가 서울 가락시장과 같은 수도권 도매시장에 거의 상장되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 복숭아는 충청이남 지역에선 잘 알려져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직판장, 인터넷 또는 전화로 주문판매하는 물량이 많고 나머지 물량은 대전·충남지역의 도매시장에서 소진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복숭아라는 말로도 들린다.
- 일견 맞는 말이다. 농가들 말을 들어보면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찾는다고 하고 그분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주문한다고 한다. 직거래 물량이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물량이 적고, 상장되더라도 대전·충남지역 이외에는 물량이 거의 없어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수 도 있다.

유명세에 비해 재배면적이 적은 것 같다.
- 대략 330ha 정도에서 재배된다. 충남 복숭아 재배면적의 절반을 차지한다. 최근 충남농업축제 때 조치원복숭아 홍보를 나갔는데, 어떤 분이 재배면적 수준을 듣고는 1,330ha를 잘못 말한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재배면적은 많지 않다.

하지만 ‘마니아급’ 복숭아라고 할 정도로 품질이나 맛이 대단히 좋다. 복숭아를 재배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가진 땅과 기후조건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이고 농가들의 고품질 복숭아 생산에 대한 노력과 열의가 대단하다.

조치원복숭아의 특징은 뭔가?
- 100여년의 재배역사를 가진 조치원복숭아는 1908년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 과수시험포가 연기지역에 설치되면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 때 복숭아 재배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됐다. 황토질의 알맞은 토양산도와 충분한 일조량이 복숭아 과육이 연하고 향기가 좋으며 당도 높은 복숭아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품질과 맛에 자신있다면 농가는 물론 지자체에서 적극 홍보해볼만 한데.
- 최고 품질의 조치원복숭아 명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조치원복숭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8번째 개최됐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고 도매시장에서의 인지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농진청의 ‘탑프루트’ 품질기준에 맞는 복숭아 생산기술을 보급하고 있고, 농가들의 호응도 대단히 좋아 전국 최고 품질의 복숭아임을 자신한다. 또다른 특징은 출하시기에 여타의 조건에 맞춰 등급별 가격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Y팜’이란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의 가격이 오프라인의 소비자가격과 연계되고 있는데, 안정된 가격도 소비자신뢰를 높이고 있다.

사실 복숭아 재배기술 수준은 전국적으로 비슷해서 특별할 것이 없는 것 같은데.
-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기술수준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충실히 이행하는냐가 문제다. 그렇게 했을 때 기후와 땅에 맞는 좋은 복숭아는 자연스럽게 얻어진다. 그렇다고 농업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하는 농업기술센터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농가들의 애로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그런 활동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덕분에 내년부터 농진청이 지원하는 ‘지역농업특성화사업’으로 선정돼 명품복숭아 생산을 위한 기반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복숭아 공동작업장, 공동저장시설, 탑프루트직판장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좋은 품질을 유지, 출하하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복숭아유통을 위한 실용화연구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생산단계의 기술 보급에 매진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 품질생산성과 농가소득을 높여나갈 것이다.

사업계획을 보면 ‘다목적이동식 사다리’ ‘종이난좌’ ‘전용바구니’ 같은 농자재 보급사업이 눈에 띈다.
- 모두 재배농가들과 함께 애로기술 해결방안에 대해 연구하다가 개발한 농자재들이다. 우리 센터는 2년전부터 복숭아 담당 전문가로 이상윤 지도사를 배치하고 애로기술 해결과 편이장비 개발·보급에 나섰다. 담당지도사와 재배농가들이 수시로 모임을 갖고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산업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다. ‘다목적이동식 사다리’는 복숭아 수확시 편리하게 앞, 뒤, 좌, 우 이동이 편리하고 상하 높이 조절이 가능해 수확작업이 수월하다.

또 ‘종이난좌’는 복숭아를 포장했을 때 과실의 움직임을 잡아주고, 보온과 단열, 통기성이 좋아 배송과정에서의 품질 보존성이 뛰어나다. ‘전용바구니’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나온 것인데, 수확한 복숭아를 바구니에 담아 그대로 저장할 수도 있고 이동시 편리성과 저장시 통기성이 좋다. 모두다 기존의 농자재들보다 가격이 조금 높아 생산비와 유통비용이 다소 부담되지만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 따른 소득을 따지면 잇점이 더 많아 농가들의 이용률이 높다.

대단히 바람직한 지도사업 사례다. 다른 작목에도 적용할만 한데.
- 다른 작목도 마찬가지 형태로 애로기술 해결과 편이장비 보급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품목별 농업인연구회와 농업인단체와 함께 적극 추진할 것이고, 애로해결 기술개발과정에서 다른 작목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복합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요즘은 가공상품 개발·유통에 관심이 높다.
- 물론이다. 우리도 복숭아 가공식품 개발에 신경쓰고 있다. 2년전부터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관련 업체와 공동으로 화장품, 친환경세제, 와인, 막걸리 등 4종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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