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유용미생물(EM) 기반조성사업 적극 추진

언젠가부터 의성은 마늘의 대명사로,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 중 하나로 손꼽혔다. 소비자들도 의성마늘을 주저없이 선택한다. 이유는 예부터 마늘 재배가 많았던데다 마늘이 의성의 기후와 토질에 맞게 적응된 때문에 맛과 품질, 모양새가 다른 지역의 마늘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의성마늘’을 홍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만난 의성군농업기술센터 하현태 소장은 의성마늘에 대한 소개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의성마늘은 이미 소비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의성군농업기술센터는 마늘에 대한 재배기술, 씨마늘 공급 등 기본적인 지도사업만 지원하고 있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친환경농업’을 위한 기반조성에 집중하는 것이 농업기술센터가 해야할 임무라는 하 소장의 설명이다. 올해부터 집중 투자하고 있는 유용미생물(EM) 농법 기반조성사업을 중심으로 한 의성군 지도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배추파동과 더불어 마늘가격이 호황이다.
- 다른 해에도 의성마늘은 좋은 소득원이었다. 의성마늘 브랜드가 잘 알려져 전통적으로 소비가 많은 때문이다. 사실 올해는 이상기후 등 영향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긴 하다. 의성은 기후 때문에 수확량이 줄진 않았다. 평년작 수준인데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마늘농가로선 ‘대박’이 터졌다고 할만하다.
- 농가들 말을 빌리면 300평(10a)당 1,5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어떤 농가는 벼농사를 짓다가 7~8월 무렵에 벼를 갈아엎고 마늘을 심었는데 말씀하신대로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 그 농업인은 그저 어떤 느낌이 왔고 확신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의성마늘이 왜 좋은가?
- 의성마늘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알려질대로 알려져서 소비자들이 더 잘안다. 굳이 설명한다면, 의성마늘은 한지형마늘로서 일주일전에 대부분 수확을 마쳤다. 한지형마늘 품질중에선 최고라고 자부한다. 쪽수는 7~9쪽이며, 단단하고 저장성이 높다. 다른 지역의 마늘보다 구고(마늘의 높이)가 높고, 덧쪽이 적고 쪽 크기가 균일하다. 향도 독특하고 즙액이 진하며 약리작용이 뛰어나다.

흑마늘도 ‘원조’격인데 어떤가?
- 의성에만 12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 1만5,000~1만6,000톤 정도 생산된 것으로 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업체가 규모도 크고 홍보도 열심이다. 어떤 업체의 제품이 좋으냐고 물어보는 것은 난처한 질문이다. 다만 한지형마늘을 통째로 이용해 만든 것이 좋은 제품이라는 말은 할 수 있겠다.

올해들어 유용미생물(EM) 개발·보급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들었다.
- 올해 2월에 소장업무를 맡았다. 평소 농업기술의 종점은 소비자가 원하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보다 적극적인 기술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유용미생물 보급사업을 결심했다.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농사를 지으면 소비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무농약’, ‘유기재배’ 농산물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용미생물 보급사업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식상한’ 사업 아닌가?
- 그럴 수도 있겠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무농약’ 농산물이 좋다고 알고 있고 ‘유기농재배’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농약과 비료를 안 쓴 깨끗한 농산물을 원하는 추세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농사를 짓다보면 자연히 ‘유기농재배’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식상한 사업이더라도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 농업기술센터는 그런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유용미생물 사업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나?
- 농업인들이 ‘무농약’이나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토양과 농업용수를 분석해야 하고 중금속 오염도나 농약잔류 정도를 분석해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런 분석과 인증을 받으려면 한 건당 10만원이 훨씬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오고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 센터는 우선 이런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토양, 농업용수, 중금속농도, 농약잔류농도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갖춘 ‘종합검정실’을 확대 설치하려고 한다. 여기에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있어야 한다. 당장의 어려움은 고가의 장비를 구비하는데 드는 많은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친환경 관련 인증은 다른 기관, 단체에서 하고 있는데 굳이 그런 비용을 추가로 들일 필요가 있나?
-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인증받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않다. 예를 들어 만일 우리가 유용미생물을 1종을 개발해 인증을 받으려고 하면, 정부가 공인한 어느 단체의 인증비용만 2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 정도 비용이면 개인으로선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센터는 그런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작업을 해주고자 한다. 공인된 인증은 아니지만 ‘농업기술센터’ 이름을 걸고 인정해주면 농가나 소비자나 신뢰도를 높이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인증비용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정부기관이 나설 필요가 있다.
- 얼마전에 이런 문제를 놓고 심포지엄을 벌인 적이 있다. 정부기관이나 정치권에서도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실 제도가 문제다.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농촌진흥청이나 실용화기술재단 같은 공공기관에서 일정부분 인증 시스템에 개입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우리가 하려는 유용미생물 개발사업도 절차나 비용면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급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유용미생물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 단기적으로 가축분뇨의 악취를 저감시키는데 이용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효과가 증명된 것이다. 이후 점차 고추, 딸기, 오이, 과수 등 농약 안전성에 관심이 많은 경종작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효과는 친환경농업기반을 조성하는데 있다. 우리는 유용미생물의 개발과 공급, 그리고 친환경 또는 유기농에 맞는 인증된 토양과 농업용수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비롯한 일련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일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 사실 그것도 문제다. 이런 좋은 사업은 지속성과 연계성이 중요하다. 시작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너무 이른 걱정일 수 있지만, 후임 소장도 지속적으로 관심과 지원을 해서 반드시 성공시켰으면 좋겠다. 이런 사업은 공공기관으로서 치적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있는 농업인들에게 당부말씀 부탁한다.
- 우리나라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농업인 비중은 6%에 불과하다. 거꾸로 말하면 94%의 소비자 먹을거리를 6%의 농업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94%에 달하는 소비자 요구를 맞춰주지 않으면 농업인으로서 살아갈 길이 없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출 수 있을지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노력하면 좋겠다. 우리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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