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 / 무주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 유형별 우수사례 12회에 이어 올해도 우수지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반딧불로 빛나는 친환경농업

전라북도 무주군은 이른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으로 이름난 지역이다. 예전에 무진장은 첩첩산중, 고립된 내륙의 골 깊은 ‘섬’이란 인식이 컸으나, 길이 나고 천혜의 자연풍광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제 ‘청정 무진장’으로 통할 정도가 됐다. 특히 초여름 세상을 훤히 밝히는 반딧불축제가 청정무주 이미지 고착의 일등공신이다.

무주의 반딧불축제는 10여 년을 지나오면서 어느새 지역축제의 바람직한 모델이 됐다. 올해 6월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열리는 제14회 무주반딧불축제도 벌써 아이들과 도시민의 열광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에도 ‘반딧불 빛으로 하나되는 세상’이란 주제로 6월에 열린 축제에 70만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무주반딧불축제는 반딧불이 서식지, 한풍루, 남대천, 반디랜드 등 무주 일원에서 열린다. 덕유산 자락에서 시작되는 구천동계곡, 적상산 등 천혜의 자연은 반딧불이가 서식할 수 있는 청정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반딧불축제는 이미 대한민국 대표 친환경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대 김창수 교수는 지난해 축제기간에 열린 학술대회에서 “무주반딧불축제는 지역의 문화관광축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축제기간에 70여만 명이 참여하면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축제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반딧불축제의 친환경 이미지를 잘 표현한 개회식과 폐회식 프로그램, 청정무주의 국제적 위상과 인지도를 높인 국제학술심포지엄, 주민과 자원봉사자의 활동이 두드러졌던 축제현장,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지역 농·특산물 홍보와 판매부스 운영 등도 지역 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요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무주군의 반딧불축제의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상 친환경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무주가 반딧불이 서식지이기 때문에 축제가 성공하고 청정지역이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정 무공해를 입증하는 것은 결국 친환경농업이기 때문이다.

◇ 친환경인증 30%, 전국 으뜸

무주군의 반딧불이 마케팅의 핵심은 친환경농업이다. 사실 무주군의 청정지역 위상을 높이는 것은 마케팅도 주효했지만 친환경농업 육성 의지와 농가의 확고한 신념에 있다. 다른 지역에 견줘 관광수입 비중이 높은 곳이기는 하나 농업은 쇄락의 길을 걸어온 게 현실이다. 최근 10년간 농가인구는 연평균 4.6% 감소했다. 이런 현실을 이겨내는 선봉에 친환경농업이 선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이 무주군 친환경농업에 ‘박차’가 됐다는 평이다. 2009년부터 농진청의 ‘친환경농업’ 특성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친환경인증 농가가 급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은 청정농산물 생산에 유리한 데다 일교차도 커 사과, 천마 등 고품질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다. 농진청이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김영수 무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친환경농업 특성화 농업기술센터로 지정된 이후 친환경인증 농가 비중이 전체농가의 30퍼센트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그 결실은 천마, 사과, 복분자, 유기농고추 등 농업 전 부문에 걸쳐 농가소득 증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천마의 경우 무주에서 나는 천마는 100% 친환경농산물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공모를 통해 2009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무주천마는 청정 이미지를 돋보이게 할 품목으로도 손색이 없다. 결국 무주군은 지난해 농촌활력증진사업 추진실적 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아 2억 원의 상사업비를 받았다. 이를 천마에 재투자해 향후 ‘천마클러스터사업단’ 운영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천마가공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복분자 유기재배, 양돈농가의 발효생햄 생산, ‘탑 푸르트’ 사과 등 무주군 친환경농업 특성화는 생산부문뿐 아니라 식품가공, 재생에너지, 체험관광 등 2차, 3차 산업에까지 손길을 두고 있다. 국내 굴지의 S식품, 발전시설기업의 청정에너지 사업 등 무주는 친환경, 청정의 이미지를 농업을 기반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청정무주의 중심에는 무주군농업기술센터가 있다. 친환경농업 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배양한 유용미생물(EM 활성액)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무주농업기술센터는 이제 친환경인증 농가뿐 아니라 일반가정에서도 음식물 찌꺼기 처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센터 청사를 신축하면서 ‘미생물 배양센터’에 공을 들인 이유이기도 하다.

무주농업기술센터는 “유용미생물은 환경에 해가 없을 뿐 아니라 토양개량과 병해충 예방, 농산물 품질향상, 축산분뇨의 악취제거 등에 효과가 있어 친환경농가는 물론 일반가정에도 인기가 높다”며 1천600여 농가에 100톤 공급하던 것을 140톤 이상 유용미생물을 배양해 더 많은 농가와 일반가정에 무상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주군은 올해 사업비 9억 원을 투입해 6개 읍·면 3.6헥타르 규모로 유기농고추 생산단지를 조성한다. 환기시설을 포함한 비가림 하우스와 관정, 점적관수시설 등이 함께 설치된다. 유기농고추생산단지 조성사업은 농진청의 지역농업특성화사업, 농식품부의 지역특화품목 육성사업과 맞물려 무주군의 새로운 친환경농업 모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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