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시민(Citizen)이라 하면 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말하나, 역사적으로 시민은 거주지에서 나온 개념은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시민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참정권을 가진 계급을 지칭하는 말이었고, 이후 중세 봉건사회의 쇠퇴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층을 일컫는다. 이때의 시민들은 산업혁명에 의한 공업과 상업의 발전으로 도시를 중심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계급으로 부의 축적과 함께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하였고 이념적으로는 자유주의를 주장하였다.

오늘날 시민이란 사회 전체의 구성원을 의미하며 자신의 권리 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공공정책의 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 요즘에는 ‘세계시민’, ‘지구시민’, ‘음식시민’ 등과 같은 다양한 용어들도 등장하고 있다.

‘세계시민’, ‘지구시민’이 의미하는 바는 알 듯한데, 도대체 ‘음식시민’이란 무엇인가· 음식업과 관련된 시민들을 뜻하는 말인가· 생소한 용어에 아리송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음식시민(Food Citizen)이란 단순히 주어진 음식 또는 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식품에 대한 지식 생산과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사람으로 자신이 먹는 음식 또는 식품에 대해 성찰하고 의식적으로 음식 또는 식품을 대하는 사람을 말한다.

21세기를 글로벌시대라고 한다. 문화·사회·경제적으로 국경의 의미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대화도 가능하다. 음식과 식품도 예외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민속음식이 주요 외식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우리가 매일 먹는 식탁에는 칠레산 포도, 벨기에산 닭 등이 오르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글로벌을 외치고 있는 이 시대에 왜 유독 음식, 식품에서의 세계 식량 체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걸까?

세계 식량체계에서는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이는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 역시 마찬가지로 음식을 섭취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먹고 있는 식품의 생산자와 생산과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먹는 것의 즐거움과 진정한 맛에 대한 감각을 잃어가고 있으며 식습관 등에 의한 만성질환 유병율도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 대량생산을 위한 유전자조작, 성장촉진제 등을 사용하여 자연의 속도를 거스르고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 등이 연구로 보고되고 있으며, 식품으로 사용되는 생물종의 수가 점점 줄고 있고 심지어 멸종위기에 처한 종들도 있어 생물의 다양성에도 위기가 오고 있다.

미국의 문명비평가이며 시인, 농부인 웬델베리는 그의 저서 <먹는 즐거움>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먹는 행위에 대해 미국의 농업과 농촌 생활의 쇠퇴를 저지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할 수 있어야 하며, “먹는 것은 농업활동이다”라고 하였다.

코넬대학교의 영양학자인 제니퍼 윌킨스가 소개하는 음식시민이 되기 위한 12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먹어라.’ 둘째, ‘제철식품을 먹어라.’

셋째, ‘음식 또는 식품 관련 정책에 적극 참여하라.’ 식품이나 농업 관련 법안이나 정책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올바른 먹을거리, 식생활 개선을 위해 우리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노력한다.

넷째, ‘자신이 먹을 식품을 길러 보아라.’ 직접 농사를 해 보는 것은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다섯째, ‘농민에 대해 알자.’ 농민시장 등을 통해 농민과 직거래를 하게 되면 식품 생산자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식품 생산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여섯째, ‘호기심 있는 소비자가 되어라.’ 슈퍼나 식당에서 음식 또는 식품을 구매할 때 어디서 어떻게 생산된 식재료인지 물어본다면 판매자들에게 식품의 생산과 가공방법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일곱째, ‘먹이연쇄 상에서 낮은 단계의 식품을 먹어라.’ 육식보다는 채식이 더 영양적이고 건강에 좋다.

여덟째, ‘육식을 할 때는 공장형 사육 보다는 방목으로 길러진 풀을 먹고 자란 고기를 먹어라.’

아홉째, ‘영양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는 덜 가공된 음식을 먹어라.’

열 번째,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식탁에 다양성을 증가시켜라.’

열한번째,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을 공급하는 판매처, 식당 등을 이용하라.’ 열두번째, ‘직접 음식을 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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