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농정과 농협사업의 우수협력모델

             
우수사례탐방-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

나주시 자치농정과 농협 연합사업의 총아로 태어난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이 나주배는 물론, 멜론과 토마토 등 선별포장과 전처리제품의 가공에 있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은 연합사업단의 업그레이드다. 지난 2009년 나주시 농산물거점산지유통센터(이하 나주APC)의 준공으로 나주 농업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나주APC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그 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연합사업단과 공동사업법인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농산물 유통의 중복기능을 없애고,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을 통해 농협 경제사업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연합사업의 ‘업그레이드’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의 태동은 연합사업단의 출범부터다. 2003년 조직된 농협연합사업단은 멜론 품목부터 성과를 일궈냈다. 공동선별과 공동계산제를 도입해 참여농가들에게 기존보다 15~20% 높은 소득을 올려줬다. 그러자 2004년부터는 배 품목의 연합마케팅으로 이어졌다. 당시까지 배는 나주지역 모든 농협이 사업하는 품목으로 “과연 조합보다 더 잘 팔 수 있겠느냐?”는 당연한 질문에 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2004년 연합사업단 자체브랜드 ‘청미래’와 2007년 나주시 공동 브랜드 ‘비단고을’이 개발됐다. 2008년에 들면서 ‘비단고을’은 특품을 상징하는 고급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청미래’는 중상품 이상의 일반브랜드로 각 농협별로 사용되는 차별화를 도입했다. 이후 ‘꽃핀후170일 정성 맛있는 나주배’가 개별농가 브랜드로 개발되면서 단계적인 브랜드의 차별화가 이뤄졌다.
   
◆나주APC…명품화의 날개를 달다


지난해 9월 준공된 나주APC는 최신 시설을 갖추면서 나주농산물 유통의 메카로써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수확된 배가 APC로 입고되면 1차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면서 육안에 대한 선별작업이 진행된다. 2차 선별과정에서는 색택과 크기, 무게, 비파괴 당도측정기를 거친 후 포장단계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 대한 모든 자료는 전산자료로 기록되며 출하자는 과실 하나 하나의 모든 선별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포장과정에서는 명품을 의미하는 ‘비단고을’과 일반브랜드인 ‘청미래’ 등으로 구분되며, 포장된 상자는 로봇팔에 의해 파렛트로 한번에 옮겨진다.

지난해 부터 E마트와 MOU를 체결, 출하처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출하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대형 출하처 1곳에만 의지할 경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주APC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진기지다. 규모화·전문화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신유통의 선도모델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건립됐다. 특히 나주의 경우 배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의 광역단위 선별과 원스톱 학교급식센터를 추진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는 나주APC가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하는 원년이다. 비전으로 제시한 ‘2012년 매출액 500억원 달성’을 가름할 수 있는 행보가 시작된 것이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 생산지도, 농가조직화, 브랜드마케팅, 지자체와의 협력, 효율적인 APC 운영을 5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도 농산물 유통에 강력한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 썬키스트, 제스프리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나주에서 나오도록 한다는 각오다.     

인터뷰Ⅰ-심재승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대표


“‘하기 싫어서 못하는 것’,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것’ 명확히 구분해야”


“공동사업법인이 성공하려면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서 노력해야 한다. 공동사업법인 형태는 ‘남 탓’을 하기 좋은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남 탓’으로 돌리다가 망하기 좋은 사업이다. 공동사업법인은 혼자하는 사업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업이다. 지자체와 농협, 농업인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공동사업법인은 성공한다. ‘하기 싫어서 못하는 것’과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남 탓’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사업법인’을 강조하는 심재승 대표의 말이다.

심 대표는 나주시농협공동사업법인에는 장점이 많다고 자신한다. 먼저 실패한 다양한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연합사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노력하는 성실한 모습을 농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농민의 신뢰와 정책지원이 함께하는 나주APC는 농산물 유통의 메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심 대표는 현재의 공동사업법인을 냉정한 시각으로 볼 때 “뜬구름”이라고 말한다. 이는 농민의 요구와 지자체의 기대치가 구름처럼 떠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나주APC가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자립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공동사업법인의 APC 운영 목적은 흑자실현이 아니다. 흑자규모는 운영비의 자립이면 충분하다. APC를 통한 농산물 출하에 있어 고부가가치 농산물 유통을 통해 농가의 출하대금을 많이 받아주는 것이 목표다. APC의 흑자규모는 운영비를 제외한 제로-베이스면 충분하다.    

심 대표는 “나주배에 있어 공동사업법인의 궁긍적인 목표는 연중 출하할 수 있는 물량 확보를 통한 가격 및 수급조절”이라고 말한다. 배는 추석 성수기에 맞춰 60~70%를 출하한다. 지난해에는 4만3000상자를 수매해 추석이후 설 까지 꾸준한 물량을 출하했다. 이를 통해 나주배를 연중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값 하락분을 시가 보조했다.


인터뷰Ⅱ-김근용 나주시농산물유통과장

“공동사업법인을 통한 효율적인 APC 운영 지원”


“나주 APC는 180여억원이 투입된 거점 산지유통센터다. 당초 시설 운영에 대한 위탁 경쟁이 심했지만, 효율적인 운영을 꾀하기 위해 공동법인을 통한 위탁이 결정됐다.”  김근용 나주시농산물유통과장의 설명이다.

나주APC는 국비 90억원과 도비 23억원, 시비 67억원 등 총 187억원이 투입된 거점산지유통센터다. 지상 2층 철골조로 10,794m²(부지 14,943m²) 규모에 입출하장은 물론, 선별장과 저온저장고, 신선편이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처리 물량만 하루 100톤, 연간 15,000톤이다.

김 과장은 “시 의회 차원에서 3년간 APC 운영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했다”며 “시에서도 적자폭을 3년으로 보고, 이에 맞는 보조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시에서 나주APC를 농한 농산물 유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과장은 “최근 지속적인 판로확보를 위한 MOU를 추진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말을 전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나주시는 최근 한화그룹과 MOU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리조트나 콘도 등의 급식시설에서 사용되는 모든 농산물 식자재를 나주APC를 통해 조달토록 하는 내용이다. MOU 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나주 농산물은 가격은 물론 지속적인 판로가 확보될 수 있어 농가의 안정적인 경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주시는 지난해 2000평 규모의 저온저장시설의 추가적인 설치를 신청했다. 지난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제외됐지만, 지속적으로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2000평의 저온저장시설이 나주APC에 추가될 경우 국내 배 유통에 큰 획이 그어지게 된다.

나주는 국내 배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산지다. 특히 나주배의 명성은 짝퉁 나주배가 유통될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나주시의 요구대로 저온저장시설이 추가로 확보될 경우 나주배의 연중 공급 이 가능케될 전망이다. 

저온저장시설은 나주시가 조성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안정기금(5년간 50억원)과 함께 농가의 생산비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값이 하락할 경우 APC가 수매한 후 저온저장고에 보관, 배값 상승기에 되팔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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