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사례탐방-오창농협

2005년부터 SK케미칼(주)에 친환경농산물을 납품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오창농협. 현재는 SK그룹(SK케미칼, SK건설, Sk텔레콤 등) 전체로 친환경농산물 납품이 확대되고 있다. 택배방식으로 판매되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전한 유통을 위해 전 시설과 차량으로 연계되는 콜드체인을 완비했고, 유통이력제를 도입해 수확후 36시간 안에 소비지까지 전달되는 전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올해 80억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오창농협을 살펴본다.


◆오창농협의 비상…친환경농업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지역은 1993년 18개 농가가 모인 오창 팔결채소작목반이 조직되면서부터 친환경농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토마토, 딸기, 방울토마토를 시작으로 쌀, 늙은호박, 과수, 콩 등으로 품목이 확대됐고, 2008년부터는 친환경축산도 시작했다.

참여농가도 늘었다. 처음 18농가에서 시작해 2002년 210농가, 2007년에는 474농가로 늘어났다. 이들 농가들은 모두 친환경인증(유기, 무농약, 저농약)을 받았다. 특히 친환경인증 농가의 85%는 유기재배다.

오창농협은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위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친환경 자재를 무상지원하고, 고성능 방제기를 이용한 영양제 무료살포(2007년 1000ha), 자체 양식장을 통한 우렁이 공급 등 조합원의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조합내에 친환경농업팀을 구성했다. 친환경농업팀은 인증단계부터, 생산지도, 수매, 보관, 가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매년 5회 이상 친환경 농가에 대한 집합교육과 작목반 단위의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지도사업비의 30% 이상을 친환경 부문에 배정하고, 미생물제제와 쌀겨, 포장재 등 친환경자재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원군과 연계해 친환경 농업예산의 지원 확대를 통한 영농비 절감 등 농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위한 규제도 엄격하다. 농약 사용은 곧 영구제명이다. 친환경 농업 초창기에는 5년간 한시적인 규제였지만, 지금은 작목반에서의 영구 퇴출로 엄벌한다. 농가 입장에서도 친환경 농업에 대한 지원이 워낙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퇴출 자체가 소득에 큰 타격이다. 농가 스스로도 엄격히 친환경 농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력관리·콜드체인…  선진 유통시스템 구축

오창농협의 친환경 농산물 유통은 세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전문 물류센터의 구축. 둘째, 이력관리추적시스템 도입. 셋째, 콜드체인 완비다. 최근 1200평 규모로 완공된 청원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물류센터를 이미 2005년부터 가동해 왔다. 일부 지자체 등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무조건적인 투자가 아니다. 이미 검증된 경험과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시설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력관리추적 시스템도 적용됐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작목을, 어떤 농법으로 재배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어떤 출하처로, 언제, 어떻게 선별 또는 소분됐는지, 어떤 수송체계로 소비자에게 전달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비했다. 생산에서 유통의 전과정을 추적,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오창농협의 친환경 농산물은 회원제 택배차량을 통해 배송된다. 이때 사용되는 택배차량에는  모두 냉장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같은 유통시스템을 갖춘 오창농협은 전 농가, 전 품목에 대한 계약재배와 계통출하를 실현하고 있다.

◆ SK·오창농협…   친환경 농산물 유통사례

SK케미칼과 오창농협의 친환경농산물 납품계약은 지난 2005년 5월에 체결됐다. SK가 직원의 복지후생 차원에서 오창농협의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는 임직원 가족에 대해 구입비용의 50~70%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SK는 자사직원이 구입하는 오창농협 친환경농산물의 품질관리를 위해 자사직원을 정기적으로 유통센터에 파견해 관리하고 있다.

오창농협의 친환경농산물 인터넷 홈페이지 ‘자연이랑’(www.62life.com)에는 5~10만원 선의 친환경 농산물이 준비되어 있다. 단품은 물론 10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까지 구비되어 있다. ‘자연이랑’을 통해 주문된 상품은 냉장 탑차를 통해 24시간 이내에 배송이 완료된다.

취급품목은 쌀, 잡곡, 과일, 채소, 축산물 등 160여 품목이다. 일부 오창농협에서 생산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타 지역 농협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인터뷰-김창한 오창농협조합장’

“이력제·콜드체인…오창 친환경의 강점”

“세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산물을 차별화시켜야 한다. 친환경농산물로 수입 농산물과 차별화된 품질로 맞서야 한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김창한 오창농협조합장의 말이다.

김 조합장은 “오창농협의 친환경농산물은 모두 유통이력제와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유통된다. 저온 냉장차량으로 수확후 36시간 이내에 대부분의 농산물이 소비지까지 전달된다. 신선함을 장점으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또한 단품이 아닌 셋트상품을 만들어, 1상자를 10품목 1셋트로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이제는 생산이 전부가 아니라 판로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오창농협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오창의 친환경 농산물을 알리기 위해 유기농 축제를 개최하며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2005년부터는 SK케미칼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액이 급성장했다.

김 조합장은 “2005년 처음으로 SK케미칼에 납품했을 때 매출이 8억 원 이었다”며 “이후 오창 친환경 농산물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2006년 22억, 2007년 45억, 2008년 65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8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SK 계열 그룹 전체로 오창 친환경 농산물이 확대되고 있다.

매출액이 늘면서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친환경 농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센터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지난 8월 14일 ‘청원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를 개장했다. 유통센터는 1200평 규모로 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처리할 수 있는 물량만 1000억 원대다.

김 조합장은 “유통센터의 개장으로 냉장택배 전자상거래를 더욱 성장시키고, 청원관내 초·중·고 49개교의 친환경학교급식과 단체급식, 대형유통업체 진출 등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오창농협은 유통센터의 건립과 함께 새로운 판로개척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센터 취급물량의 50%는 청원군 관내 생산물, 나머지 50%를 전국물량을 취급함으로써 우리나라 친환경 유통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서울의 주요 거점지역에 샵인샵 개념의 개별매장도 추진하고 있다. 소비지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어 오창 친환경 농산물의 우수성을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농업을 위한 오창농협의 지원도 특별하다. 유기농 비료 생산업체와 오창농협이 계약을 통한 일괄구매로 단가를 낮췄다. 1년에 4회 농협에서 직접 광역살포기 작업까지 한다. 여기에 50% 정도를 지자체가 지원함으로써 사실상 화학비료를 사용할 때 보다 농가부담이 적다고 한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 대부분을 매취사업으로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쌀의 경우 완판(수매 전량판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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