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수 2006년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에는 서양의 고전 명작으로 널리 알려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 있다. 요즈음은 얼굴이 큰 사람을 가리켜 ‘큰 바위 얼굴’이라고 한다고 하지만, 이 고전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일관된 삶을 지켜온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큰 바위 얼굴’이라고 말하고 있다. 청정 철원의 340여 친환경농가 전체를 하나로 묶어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일원화된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등 23년에 걸쳐 이 지역 유기농을 지켜온 ‘큰 바위 얼굴’ 양춘수 철원친환경영농조합 대표를 만났다.

20여년의 세월이 만들어 낸 철원친환경영농조합


양춘수 대표는 3급 시각장애인이다. 1999년 누적된 업무 과로로 인해 그의 시력은 3%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대낮에도 그는 밤10시다. 1미터 너머의 사물조차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두꺼운 돋보기 렌즈였다. 얼마나 오래 사용한 것인지 렌즈의 테두리는 흠집이 가득했다. 렌즈로 소식지를 살피며 꼼꼼히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낸 뜨거운 힘을 느꼈다. 

양 대표는 1986년 친환경 유기농업에 입문했다. 유기농 15년의 세월을 거쳐 그는 지금의 영농조합법인을 탄생시켰다.
“저는 농사 처음부터 유기농을 했습니다. 1년에 최소 2~3개월을 공부하러 쫓아다녔죠. 그때는 유기농 영농기술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들은 서로 알음알음으로 찾아다니며 유기농법을 연구했죠. 힘들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는 1990년 한국유기농업협회 철원지회장을 거쳐, 1996년에는 뜻이 맞는 11개 농가와 함께 철원흑미작목반을 결성했다. 1999년에는 철원친환경농업연구회를, 2002년에는 마침내 철원친환경영농조합을 출범시켰다.

“99년도에는 과로로 인해 시력을 잃었습니다. 물난리와 화재도 겪었지만, 우리 철원의 친환경 농업인들은 그 시련을 이기고 더 큰 힘과 믿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믿음과 격려를 잊을 수 없습니다.”

11개 농가로 시작된 철원의 친환경농업은 현재 철원군내 340여 친환경농가 전체가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확대 되었다. 양 대표를 비롯한 친환경농가들의 노력은 곡물류만 연간 2,000톤, 채소를 포함한 특수작물류 등 총 3,800톤을 생산하는 등 연간 50억원 규모의 체계화된 친환경영농조합으로 자라났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풀무원올가홀푸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매장들에 납품을 하고 있다. 또한 철원 전역의 학교급식품으로 독점 납품되고 있다. 품질은 물론,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농민이 운영하는 ‘유기농산물 기업’을 목표로!


철원지역의 환경농업이 비로소 정착단계에 들어가던 90년대 후반, 양 대표의 고민은 생산이 아니라 유통과 판로개척에 집중되었다. 판매와 유통의 규모가 영세했고, 직거래 위주의 판매방식이라 직접 화물차를 몰고 다니며 납품을 했다.

“도저히 대형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수확의 기쁨은 유통이라는 벽에 부딪혔죠.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생산자들의 대금도 마련해야 했습니다. 좌절과 회의의 연속이었죠.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보이질 않더군요. 비록 시력은 잃었지만 우리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소비자와 대형유통업체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오리농법, 우렁이 농법 등 우리 농가의 친환경농업 기술과 품질이 인정을 받은 것이죠.” 

이러한 노력은 베스트셀러인 친환경 오대쌀 브랜드와 당시 포당 88만원에 팔린 최고급 기능성 쌀인 유기농 밀키퀸 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양 대표는 그 때를 회상하면서, “지금은 보다 체계화된 유기농산물기업으로 비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 조합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농법 및 농자재는 철원군 친환경농업단체연합회에서 공급하고, 생산과정은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인 한국농심회가 철저히 검증합니다. 판매와 유통은 우리 친환경영농조합에서 담당하는 시스템입니다. 모두 철원의 농민들이 주도하여 체계적으로 일궈낸 결과입니다. 우리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더 좋은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 김치와 장류, 기능성 곡물제품, 건강식품 등 2차 가공제품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양 대표는 “10여종 이상의 2차 가공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신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철원의 깨끗한 자연을 담아내겠다는 뜻으로 ‘신정원’이라는 브랜드 개발을 끝냈다. 또 철원친환경영농조합의 미래를 생산자 농민이 중심인 ‘유기농 농산물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농산물을  공급하겠습니다”


농산물 생산의 제1의 원칙은 ‘믿음’이 아닐까? 멜라민 파동 등 먹을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탐욕은 결국 정직한 농민들의 농산물마저도 의심하게 만든다. 양 대표는 “탐욕이 자연의 질서를 깨고, 얄팍한 상술이 사람의 건강을 해친다”고 말한다.

“저희는 대한민국 최초로 ‘농산물이력추적관리‘를 도입했습니다. 벌써 5년째입니다. 농산물이력은 휴대폰으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생산한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농가는 영농일지를 의무적으로 기록하게 되어 있고, 이와 더불어 한국농심회를 통해 영농과정을 철저하게 검증받게 됩니다. 철원의 친환경농가들은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소비자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렁이 농법, 오리 농법을 비롯한 친환경 유기농법의 정착에서부터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까지 1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또한 영농과정 및 생산과정을 검증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하는데 5년여 시간이 걸렸다. 그저 맛있고 질 좋은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농민의 수익은 높아질 수 없었다. 양 대표가 도전해야 하는 과제가 자꾸만 늘어나는 이유다.

“저희가 한 발 앞선 품질 관리체계와 영농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비자 여러분들께서도 생산자인 농민의 이러한 노력을 믿고 지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양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키며 자연과 더불어 정직하게 자신의 소임을 지켜내는 사람이야 말로 큰 바위 얼굴이었다는 소설의 결말이 떠올랐다.


품                 목 : 곡류
 상       품       명 : 유기농 철원 오대쌀 외 다수
 친환경농산물 인증 : 유기농산물
 생   산   자(단체) : 철원친환경영농조합법인
 생    산    지    역 : 강원 철원 외
 판매가능시기 : 연중
 담      당      자 : 양춘수(033-456-0122, 011-230-5320)
 판   매   가   격 : 전화문의
 판매가능지역 : 전국
 비                 고 : 전품목 택배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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