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산 농수산물 구매 20% 할인
연 250억원, 사업 확대·연속성 주문
생산자는 가격하락 요인 될까 우려도

경기도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
경기도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

 

 

경기도가 지역농산물 소비 촉진과‘장바구니 물가’부담을 줄여주려 벌이고 있는‘경기도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이 생산자, 소비자 상생의 매개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농산물 가격 일부를 지방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는 전적으로 환영하고 생산자도 판로 걱정을 덜어 대체로 반기는 편이나 일각에서는 할인 적용을 받지 못한 더 많은 물량의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 코로나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원자잿값 상승과 금융 불안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며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 예산 234억 원을 포함해 1조43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경기도와 도의회는 지난해에도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에 250억 원을 1회 추경예산에 편성하고, 경기도 농수산진흥원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본격 사업을 벌였다.

경기도산 농축수산물을 구매하면 1인당 20%(하루 1인 최대 2만 원) 할인 혜택을 누리는 이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경기도 내 대형·중소형 마트 1171곳, 로컬푸드 직매장 123개소, 친환경매장 133곳, 온라인몰 24개소 등 모두 1451곳에 달했다.

할인지원 품목은 대형·중소형 마트에서는 경기미, 경기도산 과일과 달걀이었으며 친환경매장과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경기도산 전 품목을 적용했다. 김장철인 11월 중순부터 12월 10일까지는 로컬푸드 직매장, 친환경매장, 온라인 마켓경기에서 지원한도액을 6만 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 사업에 대해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경기도 농축수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농업인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라며 경기도 농수산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시 로컬푸드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 씨는“요즘 장을 볼 때면 손이 가다가도 멈칫한다”라며“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평소에 즐기던 과일도 그렇고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김 씨는 이어 “지난해 11월에 김장철이라고 농수산물 할인쿠폰을 6만 원까지 받았을 때 왠지 모를 성취감마저 들었다” 라며 “비현실적인지 모르지만, 추석 이후 깜짝 세일 하듯 잠깐 하지 말고 연중 내내 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사업은 중앙정부가 주로 명절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명분으로 20대 주요품목에 대해 할인쿠폰을 발매해온 것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르다는 평이다. 장바구니 부담 완화와 물가안정에 쏠리지 않고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에도 방점을 둔 까닭이다.

그러나 농수산물 할인행사가 생산자물가보다는 소비자물가 안정에 치중할수록 농수산물 가격하락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경기도 할인쿠폰 지원사업도 경기도산 농수산물 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평택시 모 농협의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는“쌀 수급균형이 무너지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가격인 높은 경기미가 할인된 가격에 자꾸 (시장에) 풀리면 나머지 물량에 대해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여길까 걱정”이라며 지원사업을 전 물량으로 대폭 확대하든지 도 차원의 가격지지대책을 마련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성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장은 “경기미는 맛과 품질뿐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충분하기에 할인쿠폰 지원사업으로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 이라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