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협회, 생산기반 붕괴 우려 “할당관세 즉각 중단해야 ”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값싼 수입닭 사용을 늘리면서 배만 불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수입닭을 선호한 탓에 국내산 닭고기 자급률이 20년만에 80%가 무너져 비상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치킨은 지난해 5월 국내 닭고기 수급 문제를 명분삼아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꾼데 이어 지난해 12월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은 우리 정부가 지난해부터 물가 안정을 핑계로 할당관세를 0% 적용해 와 국내산 닭고기와 비교해 가격이 50%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치킨의 주원료가 값싼 수입 냉동육으로 교체됐기 때문에 치킨값이 인하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BHC 치킨은 되레 값을 올렸다. BHC 치킨은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치킨 가격보다 1,500원~4,000원까지 비싸게 판매해 소비자들을 기만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육계협회가 밝힌 BHC의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꼼수 덕분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30%대로, 국내 닭고기업체의 1~3%대 영업이익률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하림 등 국내 닭고기 공급업체는 원가 인상 요인에도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적극 협조하면서 일반 제조업체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혈당관세로 들어온 수입 닭고기의 수혜가 소비자가 아닌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는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수입 닭고기 사용량 증가는 국내산 닭고기 자급률 하락과 직결돼 당장 사육농가들의 소득 감소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사육농가들은 육계 계열업체와 년간 7~8회 사육회전으로 삶을 영위해 왔지만 최근 6회전도 힘들다는 사례를 호소하고 있다.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이광택 회장은 “물가 안정을 핑계로 닭고기 수입량을 늘렸던 정부가 결국은 치킨 프랜차이즈 잇속 챙기는데 일조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할당관세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면서 “더욱이 수입닭고기 물량 증가로 인해 가장 많은 수혜를 받아야 할 소비자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사육농가들의 피해도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명분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 이라고 요청했다.

육계 사육농가들은 정부가 또다시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닭고기 혈당관세를 지속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육계협회 김상근 회장은“사육농가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까지 혈당관세로 닭고기 수입량을 늘리는 정부의 기조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 이라면서 “국내산 닭고기 생산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전국 2천여 사육농가들은 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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