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목’ 재배 성공 귀농인…좁은 면적 최대한 활용 고소득 창출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서 행운목을 재배하고 있는 김광호 대혜농원 대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 대표는 아내인 김정미씨와 2000년부터 행운목 농사를 짓기 시작해 올해로 24년 차 부부농부가 됐다. 농원은 아들과 딸의 이름 중 한 글자씩을 따서 ‘대혜농원’으로 이름지었다. 300평 남짓 조그만 하우스에서 시작된 행운목 농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면서 현재는 750평(3연동, 수경양액재배) 규모로 커졌다.

대혜농원이 특별한 이유는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 높은 농업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혜농원은 비슷한 규모의 시설하우스에 비해 약 2배에 가까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행운목은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나 관엽식물 중에서도 인기 있는 품종”이라고 소개한 김 대표를 만나 행운목 재배 노하우를 전해 들었다.

 

 

‘행운목’ 재배 핵심은 ‘온도와 빛 관리’

대혜농원은 인도네시아에서 행운목 원목을 수입해 온다. 들여온 원목의 개당 크기는 2m, 이 원목을 10cm씩 자른다. 균등하게 잘려진 행운목 묘목은 수분 유지를 위해 윗 부분에 양초(파라핀)를 바른다. 

이후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온도와 빛 관리다. 교과서적으로 행운목의 적정 재배온도는 18~35℃다. 13℃ 이하로 내려가면 생장과 품질이 떨어진다. 저온 피해는 4℃ 가까이 내려가면 발생하는데, 특히 바람이 있으면 피해가 더 발생하기 쉽다. 

김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온도가 25℃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밤과 낮의 온도를 항상 25℃로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750평의 3연동 하우스지만 양옆으로 두꺼운 수평커튼(자동)을 설치해 단동형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했다. 하우스 높이도 타 하우스에 비해 다소 낮게 제작했다. 이 같은 방식은 가온면적을 줄이기 위한 김 대표의 노하우가 적용된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행운목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관리다. 온도 관리에 조금이라도 소홀할 경우 싹이 나오지 않거나 죽게 된다”면서 “전기와 기름, 지하수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빛 관리다. 행운목의 적당한 재배광도는 3만2000~3만9000럭스(Lux)다. 이는 자연광의 약 73%를 차광한 정도인데, 좀 더 서늘한 조건에서는 63% 차광에서도 잘 자란다. 실제 광도 조건은 온도에 따라 다르며 고온일수록 더 많은 차광이 필요하다. 하우스 내 식물등(lamp)은 오전 6시에 켜서 오후 7시에 소등한다.

 

2단 베드 도입…단일 면적서 2배 생산

대혜농원은 타 농가(1단 베드)와 달리 2단 베드 형식으로 행운목을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밀하고 튼튼한 2단 베드 제작을 위해 설계에서부터 재료 선택, 제작까지 본인이 직접 주도했다. 이는 농사를 짓기 전 철강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단 베드 형식은 단일 면적에서 2배 생산을 가능케 한다. 그만큼 수익도 늘어났다. 

김 대표는 “좁은 하우스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2단 베드 제작을 구상하게 됐고, 현재는 750평의 하우스에서 약 30만개의 행운목 묘목을 키우는 것이 가능해 졌다”면서 “행운목 재배에서 2단 베드 형식은 아마도 대혜농원이 전국 최초일 것”이라는 자부심을 나타냈다.

출하까지 사용하는 비료(양액)는 대혜농원만의 비법이라 밝힐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관엽식물에 꼭 필요한 영양분 사용에 비용을 아끼진 않는다.      

행운목 묘목은 두 달 가량 키워 싹이 나올때쯤 출하를 하게 된다. 연중 3번에서 많게는 4번까지 출하가 가능하다. 연작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매트는 작기마다 필히 교체(3개동 교체비용 150만원)를 한다.

김 대표는 작업자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작기마다 원목을 잘라 묘목을 만들때가 가장 바쁜 시기다. 보통 일주일 가량 소요되는 해당 작업 시기에는 일손을 채우는데, 평균 15년 이상 대혜농원과 인연을 맺고 있는 숙련자들과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비 등 작업자들의 복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영농일지도 꾸준히 작성해 영농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내인 김정미씨의 역할이 크다.

김정미씨는 “축적된 자료를 통해 비교, 분석하고 지난 것을 답습해 차후 작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영농일지는 또한 판매시기 등 장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꼼꼼히 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행 벗어나 자기만의 노하우 축적해야”

올해로 결혼 33년차가 된 부부는 지난 24년의 영농생활 중 겪었던 시행착오 떠올리며 농사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김광호 대표는 “준비없이 열정만으로 시설에 투자해 농사를 시작해서는 실패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다.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작목에 대한 철저한 지식(교육)을 쌓아야 한다”면서 “또한 관행에 치우치지 않은 자기 농장만의 비법과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