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원예농가의 경영규모 확대 ‘급선무’

김진영 시설자원공학과장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


최근 국제적인 최대의 화두가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지구환경 보존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도한 화석에너지의 사용에 의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교토의정서에 기초한 이산화탄소 감축을 논의하고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하며 농산물과 공산품을 생산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에너지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기름이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절감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최근 OECD회원국의 원유생산량 부족과 달러화 약세로 두바이 원유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원유가격의 상승은 국내 유류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유류를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시설원예농가의 경영안정에 심각한 악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에서도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농가가 농업에 사용하는 유류의 세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면세유류를 공급받아 농사를 지어도 작목에 따라 농가의 경영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30~50%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농업용 면세유류 대부분이 겨울철 농축산물 생산시설의 난방에 사용되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 원예시설 재배에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온실면적은 국민소득의 증가와 국민의 소비패턴 변화에 의한 사계절 신선농산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52천ha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에서 가온재배면적은 2,537ha로서 24%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적인 유류가격의 상승으로 난방비가 경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농업시설에서의 농산물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유류가 9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가에서 난방비 절감에 의한 경영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난방비사용에 의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각종 난방비 절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신기술을 보면 땅속의 열을 이용하는 지열이용 냉난방 시스템, 온풍난방기를 가동할 때 배기구로 배출되는 열을 회수하여 이용할 수 있는 배기열 회수장치, 버섯재배사 내부공기를 환기할 때 빠져나가는 열을 다시 이용하는 열회수형 환기장치 등이 농가에 보급되거나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개발된 개별 기술들을 패키지화하여 에너지 절감을 크게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되고 있다.

그리고 시설농업을 하는 농민들이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최근 유류의 소비량이 많은 난방기에 가동시간을 측정하여 유류의 소모량을 실시간으로 계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농가가 사용한 실소요량에 따른 면세유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면세유 공급량 부족에 따라 악화되는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다소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에너지 절감형 우수 난방기를 선정하여 보급할 계획이며, 고효율 난방 및 보온시설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절감형 기술들이 농가에 안정적으로 보급되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개발된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규모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시설원예 농가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우리나라 시설원예 농가가 선진국의 시설원예 농가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 개별 농가단위의 경영규모 확대가 어렵다면 여러농가의 원예시설을 일정한 지역에 모으는 규모화와 집단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렇게 원예시설이 규모화, 집단화되면 시설원예 단지에 대한 집단난방, 발전설비 등을 설치하여 농가의 에너지 사용절감에 의한 경영비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시설원예 단지를 공장 폐열, 발전소 폐열, 온천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집단화하여 폐기되는 열을 모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에너지 사용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농업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절감은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고유가 시대에는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럼으로써 지구 환경도 보전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더욱 필요하다. 그런 시대적 요구를 농촌진흥청이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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