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대저토마토 생산비결요? 풀만 잘 키우면 됩니다”

“풀 농사를 잘 짓는 것이 명품 토마토를 생산하는 비결입니다. 남들은 엉터리 농사라 손가락질 하지만 자연순환농법이야 말로 땅을 비옥하게 하고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일명 ‘짤짤이 토마토’ 로 유명세가 대단한 ‘대저토마토’ 주산지인 부산광역시 강서구에서 귀농인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아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용현토마토농장 김용현 대표. 대저토마토의 명성을 쌓아올린 30~40년 경력의 기라성 같은 농업인들이 즐비한 가운데 김 대표가 생산한 토마토가 명품으로 찬사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 귀농선택, 밤낮 없는 배움 실천 


극히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난데없이 귀농을 결심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김 대표의 의지는 확고했다. 지루한 일상이 아닌 새로운 변화가 절실했던 김 대표는 낯설은‘농사꾼’의 삶이 두렵기 보다는 되레 의욕이 넘쳤다. 


“대저토마토 주역들을 방문하며 재배법을 터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요. 오늘 가르쳐 주지 않으면 내일 또 찾아가고 그렇게 배움을 실천했습니다.”


그러다 부산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토마토학과 고급과정’ , ‘친환경농업과정’ 등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이론 교육과 지역 농업인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농사꾼’ 의 삶은 순탄했다.


그러나 배움을 실천할수록 부족함이 느껴졌다. 남들과 똑같은 토마토를 생산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토마토를 생산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것. 김 대표는 국내외 문헌을 뒤져가며 새로운 재배법 터득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이를 통해 김 대표가 자신만의 재배법을 확립한 것이 바로 자연순환농법이다. 작기가 끝나면 9동의 하우스를 방치해 풀이 잘 자라도록 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풀이 빈틈없이 균일하게 잘 자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주변의 뜨거운 눈총 극복, 최고의 토마토 생산 


“하우스에 풀을 베지 않고 방치한다고 주변 농업인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농사를 짓기 싫으면 떠나라는 폭언까지 들었습니다. ‘엉터리 농사꾼’ 으로 취급받은 것이죠.”


김 대표가 확립한 자연순환농법은 2~5월초까지 수확을 마치면 그대로 방치했다 작기가 시작되는 9월전에 무럭무럭 자란 풀을 로터리 작업을 해 양질의 퇴비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화학농약과 비료 사용을 중단하고도 베어진 풀만으로도 양분이 충분하게 공급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가 추구하는 자연순환농업은 농산물우수관리(GAP)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까지 추가되면서 용현농장과 소비자들이 신뢰를 쌓는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오남용 된 화학비료와 퇴비로 죽어가던 토질이 자연 그대로 회복되면서 김 대표가 생산한 토마토는 ‘맛이 특별하다’ 라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한 두명 주문하던 고객들은 어느새 8천명에 육박해 직거래 물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명품 백화점에서 납품 요청을 받고 있지만 정중하게 사양했다. 


지난해 개최된 제20회 대저토마토축제에서 김 대표가 출품한 토마토는 난다 긴다 하는 토마토 농가들을 제치고 ‘금상’ 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대한항공 기내식 총괄 셰프 미셸 에쉬만은 최근 용현토마토농장을 방문해 “지난 20년간 요리사로 일하면서 먹어 본 토마토 중 단연 최고였다.”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재배법 공유, 개발 바람 터전 잃을까 걱정 


‘엉터리 농사꾼’으로 손가락질 받던 용현농장은 어느새 명품 토마토를 생산하는 선도농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재배법을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 농업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용현농장은 귀농인들의 교육농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김 대표는 강사 자격을 이수해 직접 귀농인들 교육에 나서고 있다. 


“어렵게 확립한 재배법이지만 기꺼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저토마토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품질을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죠.”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도 요즘 고민거리가 생겼다. 부산시 강서구 일대가 개발바람이 불면서 터전을 내주고 이전해야 처지에 놓인 것이다. 


“‘대저토마토’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쌓아올린 것이 아닌데 거센 개발 바람으로 재배를 포기하는 농업인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농촌지도자 등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대저토마토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 마련에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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