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고급육 생산 위해 32개월 내외 사육해야”
출하월령 늘어난 작년 한능평 출품축 성적 향상돼
도체중보다 선호 부위 크게 키워야 소득 증대
“작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의 경우 럼피스킨으로 인해 50여 일 정도 지연됐는데, 오히려 사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고기 품질이 더 좋아졌습니다. 출품축들의 육질 등급과 성적이 직전 대회보다 향상되면서 중도매인들 간의 구매 경쟁도 매우 치열했습니다.”
3년 연속 한우능력평가대회 최다 낙찰자이자 작년 한 해 동안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 7,300마리를 구매할 정도로 큰손인 과연미트 이정익 대표는 작년 한능평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작년 한능평은 총 268마리가 출품한 가운데 평균 출하 체중 889.4kg, 도체중 546kg, 등심단면적 115㎠, 등지방 두께 13mm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대회 대비 출하 체중과 도체중은 각각 53.3kg, 31.2kg 증가한 것이며, 등심단면적은 직전 평균 110.96㎠ 보다 4.04㎠ 커진 것이다.
특히 육질 1++등급 출현율은 78.7%로 직전 대회 69.1% 대비 9.6%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이 대표는 조기 출하 등 정부의 한우 생산 부분 관련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탄소 감축을 위해 한우 출하월령을 단축하자는 게 최근 정부의 기조지만, 고기 맛이 들기도 전에 출하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게 됩니다. 최소 거세 후 24개월 이상은 사육해야 하며 보통 32개월령 정도 돼야 한우 고유의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출하월령을 단축한다고 해서 탄소가 정말 줄지, 오히려 회전율이 빨라져서 탄소가 더 발생하지는 않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 대표는 좋은 한우고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중도매인으로도 유명하다. 돈을 아끼지 않고 더 지불하는 이유는 농가들에 ‘이렇게 한우를 키우셔야 한다’는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도체중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소가 아닙니다. 등심단면적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도체중 450kg 기준 등심단면적이 120㎠ 이상 되는 등 무게보다 더 중요한 건 도체에서 차지하는 등심의 양, 즉 전체적인 부위의 밸런스입니다. 또 갈수록 부위는 세분화되고, 각 부위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지금의 추세여서 등심·안심·채끝 등 선호 부위들을 크고 좋게 키워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대표는 한우농가들에게 농장 데이터화에 힘써줄 것을 부탁했다.
“현재 한우에 등급은 있지만 규격은 없습니다. 내 농장 소의 평균 도체중, 등심단면적, 육색, 미세마블링 형성 정도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기록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한우고기 고품질 규격화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저도 유통 일선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에 대해 앞으로도 농가에 적극적으로 알리며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