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농식품부는 2023년에 국립종자원이 국내 과수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과와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등 주요 5대 과수 작물 묘목 수요량의 10.3%를 무병묘로 공급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동안 정부가 2030년까지 주요 5대 과수 묘목 유통량의 60%를 무병묘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21년 기준 무병묘 공급률은 1%대에 불과했다며 국립종자원이 우량묘목(원종) 생산 지원과 무병묘 관리기관 지정·운영 등의 신규사업 추진으로 “2022년부터 무병묘 공급률을 획기적으로 올렸다” 는 내용이다.

보도자료에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과수 무병묘 공급사업을 현 정부 들어 ‘획기적인 성과’ 를 냈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농식품부 발표와 달리 2022년 부터 무병묘 공급률이 급증한 것은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묘목업체도 원종과 모수를 분양받아 무병화묘를 보급할 수 있게한  2019년 ‘과수묘목 산업 선진화 대책’ 의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지난 2020년 농촌진흥청은 선진화 대책에 발맞춰 국내 육성 품종의 90.7%인 98품종의 무병화를 완료하였으나 무병화 묘목의 현장 공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사과에 편중된 무병묘 보급 문제는 물론 최근까지 업계와 전문가, 재배농가들이 요청하고 있는 무병묘 지원사업 예산 확대. 바이러스 감정비용 지원, 부정묘목 유통 근절대책, 무병묘목 유통활성화 방안, 무병묘 홍보 강화 등에 대해서도 농식품부 차원의 계획이나 대책도 밝혔어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사과 과수원의 바이러스 감염률은 97.3%이고, 대부분이 2~3종 바이러스에 복합 감염돼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과수에서는 과실 무게와 당도 저하, 착색 불량 등이 발생해 농가소득 감소의 원인이 된다. 농가 피해 예방과 소득 증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과수 무병묘 공급사업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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