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만 농민조합원 대부분“모른다”…농협 조합장 1천111명 ‘그들만의 잔치’

‘중앙조직 슬림화’ ‘신경분리 역회귀’ ‘경제사업 전폭 지원’ 등 공통 공약 ‘눈길’

 

 

농협중앙회 회장을 뽑는 선거일이 이달 25일로, 열흘 남짓 다가왔다. 8명의 후보들이 각각의 지역세를 지지기반으로, 유권자인 농협조합장들의 귀가 솔깃할 만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슬림화를 내걸고 분주하다. 공약들이 대부분 중앙을 줄이고 그만큼으로 조합을 돕겠다는 논리다.

가령 조합들의 경제사업 활성화 대책, 조합 금융사업 규제 완화, 지역 투자 지원, 농기자재를 비롯한 계열화사업 지원 등을 위해 중앙회 구조개편에 힘쓰겠다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막상 농촌 현장에선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다가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위기다. 207만 규모라는 농민조합원들은 현실적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물론 그들의 공약도 모른다. 결국 유권자인 농협조합장이 대의원 자격으로 농민 여론을 반영해 투표에 나서주길 원하지만, 요원한 기대치다. 


농협조합장과 농민조합원은, 회장 후보군을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엄연히 다르다. 조합장은 중앙회로부터 조건없는 사업지원이 우선이지만, 조합원인 농민들은 농협중앙회장이 쌀값 폭락 때 앞장서서 대정부 활동을 벌여줬으면 바란다. 수입산으로 농산물 수급대책을 일관하는 정부를 향해 전면 나서주길 희망한다.

때문에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도 농민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의 중앙조직이나 지역 단위조직의 견제세력으로서 농민조합원들의 여론 형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일선 농민들에게 정보제공 차원에서 농협중앙회장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을 정리·게재한다.


 

 기 호 1 - 황성보(55년생. 동창원농협조합장)

“중앙회, 조합밀착형 조직으로”

단위농협 조합장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핫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중앙회 자회사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 상호금융이 독립적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특히 조합원이 예탁한 자금을 조합원에게 융자해주는‘호혜 금융’정책을 펴겠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의 상생방안을 만들겠다.

 

기 호 2- 강호동(63년생. 율곡농협조합장) 

“중앙회·조합간 경쟁사업 지역 이관”

지역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자금을 20조원 늘려 조합당 200억~500억원 지원하겠다. 상호금융의 고부가가치화를 지향하기 위해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겠다. 중앙회 계열사에 대한 조합 지분과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경쟁사업은 과감히 지역농협으로 이관하겠다. 중앙회 차원의 계통구매 교섭력을 활용해 농자재 단가 낮추기에 힘쓰겠다. 

 

 기 호 3- 조덕현(57년생. 동천안농협조합장)

 “중앙회, ‘농민의 농협’ 으로 전환”

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를 통합하는 등 중앙회 사업과 조직운영을 농민조합원과 농축협 중심으로 바꾸겠다. 소비지유통센터를 해당지역 농축협에 이관하겠다. 도시·농촌농협의 각종사업에 대해 이익공유제를 도입하겠다. 농업소득을 올리기 위해 유통비용 및 영농자재 공급원가 30% 절감 대책을 내놓겠다. 농작물재해보험 품목 100개로 확대하겠다.

 

기 호 4 - 최성환(56년생. 부경원예농협조합장)

 “농협 본연의 경제사업 조직으로 혁신”


현행 농협경제지주 방식의 조직을 해체하고 현장 농축협을 지원하는 협동조합 조직으로 바꾸겠다. 
경제사업을 우선하는 협동조합 원칙에 맞게, 특별회계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등 금융지주 역할을 제고하겠다. 디지털농업 전환을 위해‘한국형 스마트팜 표준모델’보급을 확대하겠다. 농자재값 안정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 

 

 기 호 5 - 임명택(56년생. 전 NH농협은행언지로지점장)

“임직원보다 농민·농촌 위한 농협중앙회”

농촌인력 계절근로사업을 실시하는 농협을 대폭 늘리겠다. 농기계 운전 등 투입인력의 질적 능력도 높이겠다. 회원조합의 지도사업비에서 일부를 조합원 교육비로 할당하도록 규정을 바꾸겠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귀농·귀촌사업과도 연계하겠다. 하나로 유통 통합 등 적자계열사에 대한 경영혁신에 나서겠다.

 

 

 기 호 6 - 송영조(56년생. 부산금정농협조합장)

“묵은 관습과 비대한 조직 바로 잡을 터”

맨 먼저 개혁과 공약 실천을 위한 별도 테스크포스팀(TF)을 만들겠다. 
중앙회를 신경분리 사업구조개편 이전 수준의 한지붕 경영체계로 바꾸겠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도농복합 농협을 이끌겠다. 조합중심의 상호금융‘원뱅크’법 추진하겠다.

 

 기 호 7 - 이찬진(60년생. 전 여의도연구원정책자문위원)

“중앙회 역량, 농축협에 써야”

시·군 금고 유치사업을 해당 농축협으로 이관해, NH농협은행 독점구조를 슬림화하겠다. 최신식‘NH농민병원’을 건립해 농민중심으로 운영하겠다. 젊은 세대의 농촌 유입을 위해 혁신타운을 조성하고, 이들이 농업디지털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농산물의 가공·판매·체험·관광 등 부가가치 제고사업을 다양하게 발굴하겠다.

 

 기 호 8 - 정병두(64년생. 전 국회의원예비후보)

 “농축협 유통·판매 가교역할 앞장설 것”

중앙회 비대에 반비례해 조합원 복지와 지역농협 발전은 제자리다. 이를 개선하겠다. 디지털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상호금융에 대해서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조합장 농정활동비 200만원을 지급하고, 쌀값 안정을 위해 쌀조합공동법인을 농협양곡에서 모두 관리하겠다. 폐플라스틱·폐비닐 가공공장을 운영해 친환경농업에도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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