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 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 전무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한지 10년째를 맞는다. 협약 당시 주안점은 국가 개발 농산물 신품종의 시장성 평가, 경매사 대상 마케팅 교육 등이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품종 상품성 및 시장성 조사 분석과 도매법인협회의 신상품을 활용한 시장 활성화 도모라는 필요와 목표가 부합한 업무협약이었다. 그동안의 협력 업무로는, 농촌진흥청 및 각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을 도매시장에 홍보하는 일과 해당 품목 경매사 및 전문 중도매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신품종 시장성 평가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둔 품종개발은 오래 전의 일이다. 지금 국산 원예농산물 대부분 품목이 공급 과잉이고, 소비트렌드는 품목별로 제각각인데다가 종잡을 수 없게 변하고 있으며, 소비자 식탁에까지 가는 유통경로는 매우 다양해졌다.

농가 입장에서는 잘 팔릴 수 있는 품목과 품종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고, 땀흘려 길러낸 다음에도 기대하는 소득을 얻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


양 기관의 신품종 홍보 및 시장성 평가 관련 업무협력은 이런 농가들의 영농 및 소득증대에  큰 참고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현재 전국 도매시장에는 1천명 조금 넘는 경매사가 활동 중이다. 도매시장의 경매사는 산지를 발굴 및 지도하고, 필요한 유통정보를 제공하며, 상품별 가격을 평가하고, 최종 거래를 성사 시키는 등 농산물유통의 핵심 전문가로서 역할을 한다.

품목별 담당경매사들이 이제는 국가가 개발한 신품종들을 웬만큼 다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산지에서 상품화된 농산물의 60퍼센트 정도가 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니, 경매사들에게 어떤 신품종들이 있고 각 신품종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리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양 기관의 협력은 경매사 및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한 ‘신품종 현장평가회’ , ‘지역별 출하자’ 를 대상으로 한‘찾아가는 소비·유통트렌드 발표회’, 농촌진흥청 및 각 기관이 공동주관하는 ‘유통인 초청 간담회’ 등 그동안 한층 다양화되고 체계화되었다.

유통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품종 홍보와 시장성 평가만 하더라도 업무 협력 초기 몇몇 과일 품목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지금은 각종 채소류, 서류, 버섯류, 화훼류까지 다양해졌고, 각 지역의 농업기관과 생산자단체에서 교육·평가회·트렌드 발표 및 토론회 행사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과일 산업의 특성인 다품목 소량생산 구조도 이와 같은 농업 관계기관의 맞춤식 지원활동을 필요로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농촌진흥청과 도매법인협회의 협력 업무들은 대다수가 중소규모인 원예농가들에게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시장교섭력을 지지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성과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유통에 초점을 맞춘 시장 지향적 업무의 성과로 판단되며, 농촌진흥청이 도매시장의 반입농산물 의무 판매, 상품별 차별 가격 및 기준가격 기능 등 특성을 중시하고 맞춤식 협력을 하였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또 하나, 도매시장에서 경매 외에 정가매매, 수의매매, 온라인거래 등 다양한 매매방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된 것도 농촌진흥청과 도매시장의 신품종 마케팅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년에도 신품종 평가회와 찾아가는 소비 트렌드 발표회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전국 경매사들을 마케팅자문단에 포함하여 신품종·신기술 도입 산지에 대한 마케팅 지원활동도 추진되고 있다. 또 전국 도매시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농촌진흥청과 각 농업기술원의 신품종을 한자리에 모은‘신품종 종합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양 기관의 업무 협력이 앞으로도 농가들의 새로운 소득원 발굴과 소득증대, 그리고 국산 농산물 생산 확대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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