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대파가격이 서서히 하향세를 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파 도매가격은 지난달 18일 kg당 3천683원에서 이달 11일 2천307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5년간 평균 1천602원에 비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한 달새 현저한 하락세를 보이는건 사실이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 홍두선 차관보는 aT의 김포 농산물비축기지를 방문, 할당관세 운영현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대파 할당관세 물량 2천톤 가운데 11일 통관을 마친 1천289톤이 대파 도매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 공급되지도 않은 수입 대파가 국내산 대파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으니 해당부처로선 박수를 칠만한 성과로 보인다. 실제로 유통현장에선, 국내 가격보다 3배가량 싼 수입산이 공급되면 가격이 떨어질게 뻔하니 서둘러 국내산을 출하한 때문에 대파가격이 미리부터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이맘때쯤 전남지역에서 겨울대파가 본격 출하됨에 따른 자연스런 하락효과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높은 대파가격을 단기간에 낮춘 정책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다. 대파가격은 김장철에 고점을 찍었다가 설명절 무렵까지 서서히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명절이후엔 가격에 미치는 특별한 호재가 없어서 소비가 급감하고, 봄철을 앞두고 산지의 출하대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가격이 급락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불과 2~3달 사이에 가격이 널뛰기 것인데, 이런 상황은 대체로 1~2년 주기로 반복되고 급기야 산지폐기라는 극약처방을 불러오기도 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수입대파가 들어오기전부터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떨어진 걸보면, 산지의 출하물량이 그리 적지 않다는 것이고 실제로 수입대파가 공급되면 가격하락 폭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따뜻한 겨울날씨가 지속되면 산지 물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 2~3월 가격급락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않다.


상황이 벌어지면 수습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무관세 대파수입을 통해 가격을 조절한 것처럼, 조만간 벌어질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시기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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