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브리딩…품종 개발 7년까지 단축
이룸, 글루텐 품질 우수해 제빵용으로 적합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부는 국내 최초로 세대단축 육종기술인 ‘스피드 브리딩’ 을 활용, 남부 지역에 특화된 제빵용 밀 품종 ‘이룸’ 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스피드 브리딩은 작물의 생육 온도와 낮의 길이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생육기간을 단축하고, 품종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의 논이나 포장에서 210일 정도 걸리는 생육 기간을 88일로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그리고 품종 개발 재료 육성 기간이 8년에서 2년, 신품종 개발 기간이 13년에서 7년으로 단축된다. 노지 기준 기존 밀 품종개발 기간은 계통육성 8년, 생산력 검정시험 2년 지역적응시험 3년 등 13년 가량이 걸린다.
하지만 스피드 브리딩을 활용하면 계통육성 2년, 생산력 검정시험 2년, 지역적응시험 3년 등 7년으로 단축돼 우수한 품종을 농가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개발한 이룸 품종은 1월 최저 평균 기온이 영하 6도 이상인 전남·경북·경남·제주 지역에서 재배하기에 알맞다.
이들 지역의 출수기는 4월 11일, 성숙기는 5월 29일로 금강과 비슷해 벼·콩과의 이모작 적응성이 높다. 10a당 수량은 432kg으로 금강보다 약 15% 많으며, 쓰러짐에도 강하다. 글루텐 단백질 유전자 질적 조성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글루텐 형성과 빵 부품성도 우수하다.
지난해 농가에서 재배한 이룸의 품질특성을 확인한 결과, 기존 국산 밀가루보다 단백질 함량이 1.0~2.3% 높아 제빵용으로 적합했다.
국립식량과학원 경지이용작물과 이종희 과장은“이룸은 세대단축 육종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첫 밀 품종으로 시험 단계를 넘어 산업화 가능성도 입증됐다”며, “남부 지역에 적합하면서도 제빵 적성이 뛰어난 이룸이 국산 밀 산업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룸 품종 개발자인 차진경 연구사는 “지금까지 국산 빵 전문용 밀은 개발과 보급 등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스피드 브리딩 기술이 한국형 제빵용 밀품종 육종 기반이 되길 바란다” 면서 “이룸은 앞으로 2년 동안 현장 실증을 통해서 재배 안정성과 품질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 한 후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