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농업인, 똑소리 나는 농사로 지역사회 팔방미인으로 통해  

 

 

 

한국농촌지도자화순군연합회 도곡면회 강인자 부회장은 지역사회에서 ‘팔방미인(八方美人)’ 으로 통한다. 똑소리 나는 농사는 기본이요, 제아무리 바쁜 일정에도 농업인단체, 봉사활동 등 지역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식지 않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농활동으로 몸은 고되지만 농업인들과 부대끼며 결실을 맺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라는 강 부회장. 멈추지 않고 더 왕성한 활동으로 여성농업인을 대변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여성농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 꿈꿔오던 귀농생활, 남편 퇴직과 함께 실현

농촌에 친구들이 많았던 강 부회장은 친구들을 만나고 올 때마다 농촌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고. 남편의 정년퇴직 무렵 귀농을 설득했고 지난 2018년 남편의 고향인 화순에 농지를 구입하고 농업인으로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다. 

강 부회장은 “귀농을 결심 한지는 오래됐는데 남편 정년에 앞서 농지 800평을 구입하고 쉬엄쉬엄 농사를 지어야 겠다는 계획이었다” 면서 “그런데 농사를 지을수록 점점 욕심이 커져 현재는 포도농사 1,800평, 밭농사 15,000평 규모까지 늘어났다” 고 말했다. 

강 부회장이 농사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도곡농협 등 지역농협 로컬매장으로 납품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다. 시설하우스에서 포도를 납품하다 양파, 마늘, 대파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면서 농사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문제는 판로 걱정을 덜었다는 것은 의미가 컸지만 수확부터 선별, 포장, 납품까지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로컬매장 4~5곳을 매일 납품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수확을 시작해 점심 이후에는 선별, 포장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광주광역시 도심권 농협 로컬매장까지 납품처가 늘어나면서 선별, 포장 작업은 늦은 밤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다.

강 부회장은 “일손이 부족하거나 육체적으로 감당이 안되면  인력을 충원하더라도 어렵게 개척한 로컬매장 납품을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면서 “최고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로컬매장에 납품하고 있는 현실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 포도농사는 농업인의 삶 결정체 

강 부회장이 꿈꿔오던 귀농인의 삶은 적당한 규모의 포도농사였다. 이 때문에 800평 농지를 구입하고 곧장 시작한 농사가 바로 포도였다.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로컬매장에서 납품을 요청받을 정도로 포도농사는 자신감으로 넘쳤다.

어느새 포도농사 규모는 1,800평까지 늘렸다. 남들과 똑같은 포도농사보다는 차별화된 포도농사를 짓고 싶다는 욕심에 신품종 찾아 나섰고 ‘루비로망’ , ‘후지노카가야키’ 품종과 연을 맺게 됐다. 

특히 ‘후지노카가야키’ 품종은 농업회사법인 ㈜알프스농원(회장 백영상)이 지난 2019년 일본 야마나시현의 시무라포도 연구소와 국내 묘목 및 과일 생산과 판매에 대한 전용실시권(묘목·과일의 독점생산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품종이다. 이 품종은 알프스농원에서 전량 수매해 가는 조건이라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쓴맛도 경험했다. 자신있게 식재해 지난해부터 수확을 시작한‘루비로망’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당도가 20브릭스 이상인데다 재배법이 까다로워 1kg 10만원 이상을 기대했던 포도였지만 로컬푸드 매장에서 반품이 속출했다.

품종 자체도 낯설은 데다 워낙 고가였던 탓에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했던 것이다.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한 6톤 가량의 루비로망은 땅에 파묻어야 했다.  

강 부회장은 “새로운 판로 개척과 함께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한 만큼 올해는 루비로망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고 말했다. 

 

■ 농촌지도자회 매력 넘쳐 

강 부회장이 농촌지도자회와 연을 맺게 된 것은 귀농 이후 왕성한 활동을 눈여겨 본 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지도자회에서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이다. 지역사회에서 유명세가 대단한 농업인들로 구성된 농촌지도자회를 곁에서 지켜보던 강 부회장도 기회가 된다면 활동해 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고.

농촌지도자회에서 기대했던 것처럼 강 부회장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남성들 위주로 조직돼 강건하기만 했던 농촌지도자회에 웃음꽃이 피게 됐고 조직 내부도 생기가 넘쳤다. 

강 부회장은 “농촌지도자회는 매력이 넘치는 단체라는 것을 활동할수록 더 깊게 느끼게 된다” 면서 “앞으로 임기동안 여성회원 영입을 확대하고 농촌지도자회 발전을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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