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 교육·복구…기술지원에 앞장서는 열혈 공무원
기후 위기와 고령화, 일손 부족이 심화되며 농업기계화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는 단순한 보급만으로는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
현장에서 이를 정확히 다루고, 고장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체계가 갖춰져야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유정영 농기계 안전전문관(이하 전문관)은 지난 18년간 바로 그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농업기계 교육과 정비 기술지도는 물론, 각종 재해 현장에서의 복구 지원까지 두루 실천해오며 현장 중심 농정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농업기계 순회교육으로 정비 역량 강화
유 전문관은 매년 도내 16개 시군을 돌며 순회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리점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마을이나 기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농·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16개 시군, 1만3,518명, 2,473개 마을, 2만4,594대의 정비 교육을 진행해 적기 영농 실현에 기여했다.
이 교육은 단순한 이론 강의가 아니라, 참여형 실습 중심으로 기획돼 농업인들 스스로 고장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자동화 농기계의 확산에 따라 사고 예방과 실전 조작 역량을 높이기 위한 현장 실무교육도 18개 시군, 5,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트랙터, 관리기 등 실제 장비를 활용한 체험형 교육으로 구성돼, 교육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안전사고 감소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유 전문관은 “기계화 영농은 단순히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안전하게 운용하고 직접 정비할 수 있도록 농업인을 돕는 과정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화 영농 기반 구축에도 선도적 역할
강원도는 농업기계화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도내 농업기계 담당자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 전문관은 도 단위 농업기계 안전전문관 140명 대상의 역량 강화 교육과 업무 협의회를 운영, 조사료 장비, 유압시스템, 정밀 농업기계의 정비기술 교육 등을 병행하며 실전형 전문가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업기계 민원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농업기계 119 콜센터(1833-8272)’ 시스템을 기획·운영했다. 이 시스템은 전화 또는 모바일 접수를 통해 농업인의 위치 기반으로 인근 안전전문관과 자동 연결되며, 상담이 어렵거나 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즉시 현장 출동으로 이어진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화·원격·현장 출동을 포함해 총 1만1,211건의 민원을 처리, 고령농과 소규모 농가의 수리 불편을 대폭 줄였다.
유 전문관은 “기계화는 곧 전문성을 요구한다. 단순히 배분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진정한 기술 행정”이라고 말했다.
재해 현장서 농기계 복구·농작업 대행 활약
2024년 여름, 충남 논산 일대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농촌 지역의 농기계를 대거 침수시켰다. 유 전문관은 수리 차량 11대와 인력 24명을 이끌고 현장에 투입, 침수된 경운기 등 8종 1,200여 대를 복구하며 영농 재개를 도왔다.
2025년 봄, 경북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농업기계 36대, 전문 인력 29명을 긴급 파견, 고추·콩·배추 등 주산 작물 재배지에 정지·경운·두둑 형성 등 총 100시간에 걸친 작업 대행을 지원했다.
이는 피해 농가가 영농을 포기하지 않고 제때 파종할 수 있도록 도운 실질적 복구였다. 이 같은 재해 현장 지원은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기계화 영농이 재해 상황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구축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기술과 현장을 연결해 온 실무형 인재
유정영 농기계 안전전문관은 강원농기원에서 농업기계 교육과 재해 대응 분야를 중심으로 현장 밀착형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으로 평가된다. 실습형 교육 운영, 농업기계 순회 점검과 민원 대응 시스템 구축, 재해 지역 영농 복구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술 공무원의 실무 역량을 입증해 온 것.
“기술 지도는 사람 간의 신뢰 위에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농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지원을 이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