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딛고 성장하는 청년 농부, 가족과 함께 딸기밭에 꿈을 심다

 

 

왼쪽부터 아버지 최희석씨, 어머니 장말선씨, 최영광 대표, 누나인 최수미씨, 한국농촌지도자고성군연합회 이기문 회장.
왼쪽부터 아버지 최희석씨, 어머니 장말선씨, 최영광 대표, 누나인 최수미씨, 한국농촌지도자고성군연합회 이기문 회장.

 

경상남도 고성군 하일면에 자리한 ‘영따담농장’의 최영광 대표(29)는 올해로 농사 3년 차에 접어든 청년 농부다. 

대학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관련 기업에 취업했던 그는, 어머니의 건강 악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짓기를 결심했다. 

당시 나이 스물여섯. 농장 이름은 ‘영광이가 따서 담는 농장’이라는 의미를 담아‘영따담농장’이라 지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하시던 하우스 고추와 백향과를 이어받아 재배했어요. 그러다 2년 차부터는 고소득 작물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딸기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딸기 재배를 결심한 최 대표는 고성군의 지원을 받아 경상국립대학교 최고농업경영인과정과 고성군농업기술센터 농업대학을 수료했다. 또한 인근 딸기 농가를 찾아다니며 재배 기술을 몸소 익혔다. 

영따담농장 최영광 대표.
영따담농장 최영광 대표.

 

첫 실패, 그리고 배움…딸기에 담은 희망

그러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직접 육묘해 심은 두 개 동의 딸기는 탄저병으로 인해 절반 이상이 고사했고, 건전한 묘를 구입해 심은 한 개 동만이 살아남았다.

“처음이다 보니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오히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손해를 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첫 실패를 발판 삼아, 최 대표는 농자재 소독과 빛·온도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 결과 다음 해는 육묘부터 성공을 거뒀고, 생산된 딸기 품질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아버지 최희석씨는 아들의 농사에 대해 여전히 “한참 멀었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농사는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땀으로 배우는 것이다.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최희석씨는 “제가 매일 하는 잔소리도 결국 다 아들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면서 “저의 잔소리는 보약입니다”라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최 대표도 “때로는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 하니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께서 매일 같이 농사에 대한 훈계를 해주십니다. 생육 관리에서부터 경영(회계 등)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바로 지적하시죠. 어머니는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요.”

최 대표는 청년후계농 대출 2억 3천만 원을 받아 지난해 하우스 3동을 새로 짓고, 부모님의 지원과 수익을 모아 기존 하우스 3동을 보수해 현재 총 6동을 운영 중이다. 최 대표는 “딸기 시세만 잘 유지된다면, 몇 년 안에는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농촌에서 찾은 새로운 목표

도시에서의 직장 생활을 그리워할 때도 있지만, 최 대표는 농촌에서의 삶에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현재는 지역의 딸기 작목반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4H와 농촌지도자회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농업인들과의 교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농촌지도자고성군연합회 이기문 회장을 비롯한 마을의 선배 농업인들에게 기초 재배법과 생육 관리에 대한 조언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속 가능한 농장을 위해 백화점 입점과 하우스 규모 확장, 스마트팜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정성껏 키운 딸기가 언젠가 백화점 진열대에 오르길 꿈꿉니다. 농장도 점차 넓혀가며, 전공을 살려 직접 스마트팜을 짓고 싶습니다. 아직 배울 것이 많지만 부모님의 응원과 선배 농업인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며, 한 걸음씩 천천히 청년 농부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아들의 이 같은 각오에 아버지 최희석씨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땅은 거짓말 안 한다. 정성을 들인 만큼 결과가 따라온다. 힘들어도 초심 잃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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