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토는 단순한 농자재가 아닌 농사의 출발점이자 핵심 요소”

이정일 한국상토협회장은 “상토는 단순한 ‘흙’이 아닌 작물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게 해주는 공간이며 ‘출발점’ ”이라고 정의했다.

고품질 작물 생산은 튼튼한 육묘에서 출발하므로 상토는 육묘의 모체이다. 따라서 상토는 작물 재배에 있어 가장 기본이자 결정적인 요소라는 것. 

이 회장은 “좋은 상토 하나가 건강한 작물 재배를 결정짓는다. 상토는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상토는 세계적으로도 품질이 우수하고, 작물 재배 환경에 맞춰 다양하게 세분화된 것이 강점이다. 특히 한국상토협회는 상토의 품질 기준을 정립하고, 농업인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상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상토 산업의 중심 ‘한국상토협회’

한국상토협회는 2000년대 초반 설립 이후, 상토 산업의 발전과 품질 향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재 협회는 15여 개의 회원사와 함께 상토 품질 관리 및 연구,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농업환경 변화에 맞춰 고품질 상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협회는 상토의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올바른 상토 사용법과 관리 방법을 농업인들에게 교육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상토는 농사의 시작점이자, 그 중요성은 농업인들이 얼마나 신경을 써야 할지를 잘 알려주는 신호탄과도 같다. 상토의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후의 모든 농업 과정이 불완전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상토의 중요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위기의 상토 업계

하지만 최근 상토 업계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해상 운임 인상, 원화 가치 하락 등 대외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토 제조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상토는 피트모스, 코코피트, 질석, 펄라이트 등 대부분의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회장은 “상토의 주요 원자재를 공급하는 국가들로부터 발생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상토 제조업체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해상 운임의 상승과 환율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거의 마진 없이 상토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농협계통 공급 상토의 계약 단가는 거의 오르지 않거나 소폭 조정되는 수준인데, 상토의 원자재 및 부자재 값은 해마다 수직 상승하고 있어 상토 제조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년 수도용 상토는 3월부터 5월 사이, 원예용 상토는 절반 이상이 1월부터 3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공급되는데, 이에 따라 수요에 맞춰 생산을 준비하려면 전체 원료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입 원료를 전년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리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이 시기에 상당한 자금이 원료 구매에 투입된다.

그러나 실제 판매 대금은 이듬해 6월부터 9월 사이에나 회수되는 구조로 인해 자금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장은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업체들이 고금리의 단기대출을 통해 구매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자금 마련이 어려워 원료 확보에 차질을 빚고, 결국 제때 상토를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상토 산업, 정부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

이 회장은 상토 업계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정부는 무기질비료 생산업체에는 비료 원료구입자금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토 생산업체는 그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똑같이 농업 기반 산업이고, 똑같이 원료를 수입에 의존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왜 상토만 배제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상토 업계에도 무기질비료의 원료구입자금 지원사업과 마찬가지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토 주요 원자재의 안정적 조달과 적기 원료 사용 여건 마련을 위해 원료구입 자금(정책자금) 지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상토 생산업체들이 원료구입자금 지원 제도를 통해 더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생산에 들어가면 품질 좋은 상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이는 농업인들에게 고품질 상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상토 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상토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상토가 농업의 필수 농자재로서 자리를 잡고, 농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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