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팬 등 고가로 보급 미비…생산량 감소 등 불보듯
농가들, 냉해보상 가입비 낮추고, 농가에 직접지원 필요

 

올해 과수꽃 냉해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19일 김근재 가평군사과연구회장이 방상팬 사용까지 준비한 가운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개화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올해 과수꽃 냉해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19일 김근재 가평군사과연구회장이 방상팬 사용까지 준비한 가운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개화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올해도 겨울부터 생육이 안 좋았던데다 냉해에, 과수화상병에, 줄줄이 걱정거리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수 개화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농가들은 한숨이 가득하다. 최근 몇 년 간 심각한 냉해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역시 고온현상으로 꽃이 평년보다 열흘 남짓 일찍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배꽃의 만개는 울산 4월 2일, 전남 나주 4월 6일, 충남 천안 4월 11일경으로 평년보다 9일 빠르다. 사과꽃도 경남 거창 4월 9∼12일, 경북 군위·전북 장수 4월 10∼13일, 경북 경주·충북 충주 4월 12∼16일, 경북 청송 4월 16∼18일 등 11일 빨리 꽃망울을 활짝 틔울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재 가평군사과연구회장은 “가평도 1, 2월 기온이 2℃정도 높았고, 꽃도 작년에는 4월 중순부터 폈는데 올해는 초순부터 필 것 같다” 면서 “냉해피해를 줄이기 위해 겨울에 가지치는 숫자를 줄였고, 영양제도 주고 있지만 큰 기대를 할 수 없고, 방상팬이나 미세살수장치는 가격이 워낙 비싸 지원 없이는 농가들이 사용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사정은 배 농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농가는 겨울 일조량부족 등으로 생육부진을 겪고 있고, 냉해피해까지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송용수 천안시배연구회장은 “지난 겨울 많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꽃눈 분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10% 정도가 꽃이 피기도 전에 터져 죽었다” 면서 “여기에다 냉해피해까지 받는다면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고, 우리도 연소법이나 방상팬 같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지만 자연재해를 이기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이어 “대신 인건비는 많이 들지만 화접을 열심히 해 배를 한 개라도 더 달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과수의 생육과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과  ‘농장 단위 기상재해 예측정보 알림서비스’  등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과수농가들은 농작물재해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보상체계에서 냉해피해에 대한 보상기준을 상향시키고,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농가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냉해 보상률은 과거 80%에서 50%로 낮아져있고, 가입도 특약으로 분류돼 있어 일반 보험 대비 비싸다. 

아울러, 정부는 1,500억원 규모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해 납품단가와 할인지원을 하고 있지만 냉해 피해대비 같은 현장농가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동규 아산시배연구회장은 “올해는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했는데 냉해관련 가입비가 특약이라 일반 보험보다 두 배 가량 더 비싼 160만원을 냈다” 면서 “농가들은 올해 냉해피해가 분명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보험 가입도 부담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최원섭 한국농촌지도자전라남도연합회장은 “영양제보다는 방상팬이나 온풍기 같은 시설들이 냉해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는 거액의 농산물 가격 안정 자금 중에 10~20%라도 농가들에게 직접 지원해 농사가 잘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과수 농가들이 냉해나 과수화상병 같은 피해없이 농사를 짓는다면 생산량도 많아지고, 가격도 제자리를 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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