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품종 감홍 활성화 성공… 젊은 세대로 전달

 

 

 

사과농사도 대를 물려가며 지어야 한다. 사과나무는 잘 키우면 100년 이상 과실을 생산할 수 있어 얼마든지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문경시는 199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감홍 사과 재배를 시작해 현재 410㏊ 면적에서 감홍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현재 1,200여 농가에서 이 품종을 재배하는 전국 최고의 주산지이다.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은 홍로와 감홍 등 국산 사과 품종재배와 그들만의 특별한 교육법으로 전국 최고 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구로다 선생님과의 인연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현재 17년째를 맞고 있다.


노진수 대표는 “우리는 뫼와구름골사과작목반으로 시작해 지금은 영농조합 형태로 가고 있다” 면서 “현재 23농가가 1,400톤 정도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고 말했다.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에는 한 가지 특별한 교육법이 있다. 바로 2002년에 인연을 맺은 일본인 사과 전문가 구로마 야스마사 선생과의 인연이다. 구로다 선생이 우연히 영농조합법인이 있는 문경읍 관음리를 찾았고, 온 김에 같은 작목이니 사과 농사 짓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 과수원에 들르면서 부터다. 이후 20여년간 노진수 대표와 회원들은 거의 매년 구로다 선생과 교류하며 사과 품질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노 대표는 “사과에 꽃이 펴서 열매를 다는 1년간의 과정은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지만 나무의 유년기부터 생육기, 성목기, 노년기까지 사과나무의 평생을 연구하는 구로다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면서“첫 인연이후 코로나 발생전까지 우리는 1년에  구로다 선생님은 1년에 한 번 오셔서 맛있는 사과를 같이 연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노 대표와 회원들이 가장 놀랐던 것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의 굵은 가지가 있는 40년 이상 된 나무에서도 고품질 사과 를 수확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15년에서 20년이 되면 나무가 늙고, 수확량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과농가와는 대조적이었다. 


노 대표는 “구로다 선생님은 20년이 넘은 나무가 진짜 맛있는 사과가 달린다는 것을 보여주셨고, 성공 여부는 기술력의 차이라고 가르쳐주셨다”면서“선생님의 말씀대로 최대한 나무한테 뭘 주지 않고, 자연적으로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감홍’ 품종의 개척자들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은 국산 사과 품종인 감홍을 되살린 개척자들로 통한다. 
감홍은 1992년에 개발된 품종으로 맛과 향으로는 인정받았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고 재배법이 정립돼 있지 않아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문경시가 나서서 감홍 재배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노진수 대표와 회원농가들 역시 감홍을 재배했다.


노 대표는 “감홍은 당도도 높고,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좋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매년 가을이 되면 감홍 사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있다”면서“10여년 전에 우리가 문경사과축제에서 감홍을 선보인 이후 문경시가 주산지가 됐고, 전국적으로 재배가 확산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노진수 대표는“감홍이 너무 안 팔리자 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문경사과축제장에서 판매를 했고, 이를 먹어 본 소비자들이 매년 감홍을 찾으면서 3년차에는 축제장에서만 1억5천만치를 팔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는 어려움도 따랐다. 감홍이 인기를 얻으면서 선물용으로 나갔지만 못생긴 탓에 반품요청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던 것이었다.


노 대표는 “선물용은 예뻐야 하는데 감홍은 못 생겨서 선물로 받으신 분들이 하자로 오해해 많은 전화를 주셨고, 일단 드셔보시고 다시 전화를 주시면 반품처리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한 번 통화 후 항의전화는 없을 정도로 모양보다는 맛으로 승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노력에 대한 결과로 지난 2017년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시상에서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개심형’ 재배로 나간다”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의 노진수 대표와 일부 회원들은 개심형 사과재배를 통해 고품질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밀식, 초밀식, 다축형 등 다양한 사과재배법들이 등장해 소개되고 있지만 노 대표와 회원들은 미래 사과재배는 개심형이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개심형은 중심이 비도록 만든 나무의 형태로 원줄기를 짧게 자르고, 짧은 원줄기 위에 수개의 원가지를 사방으로 고르게 배치하는 과수의 정지형태다. 또, 뿌리가 깊게 내리기 때문에 자연재해와 이상기온의 영향을 덜 받고 특히 맛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 대표는 “개심형은 말 그대로 가운데 있는 심을 아래로 빼놓는 방법이다”면서“가지를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빼기 때문에 사과나무가 낮고, 옆 나무에도 지장을 덜 준다”고 말했다.
이어“나 역시 처음에는 밀식을 했다가 매년 간벌을 통해 사과나무간의 거리를 넓혀주고 있는데, 확실히 사과의 품질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노 대표와 회원들은 사과를 딴 뒤에도 가지치기 공부를 새로 하는 등 연중 사과재배 공부를 놓치지 않는다.


노 대표는 “구로다 선생님은 한국에 와서 우리를 가르쳐주다가 본인도 공부를 하게됐다고 말씀하신다” 면서 “내가 공부하고, 남한테 알려주면서 온전히 내 것이 되는데 회원들도 농업기술센터를 통해서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젊은 농업인 육성은 기성세대의 의무

노진수 대표는 앞으로 젊은 인력 유입과 판로 개선을 목표로 두고 뫼와구름골사과영농조합법인을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노 대표가 50대, 영농조합의 막내농가가 40대 중반이라 젊은조직에 속하지만 더 젊은 나이대의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미 20대인 노 대표의 아들 기택 씨를 비롯해 10여명의 회원농가 2세들이 농사에 뛰어들었다.


노 대표는 “자식들이 농사에 뛰어드니 아빠들끼리, 자식들끼리 그룹이 또 만들어져 서로 의지하면서 농사를 배우고 있다”면서“우리가 갖고 있는 30년 노하우를 자식들한테 고스란히 물려주면 자식들은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더 좋은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개별적으로 선별, 판매하고 있는 유통체계도 개선하고 싶다. 노 대표와 회원들은 현재 개인창고에서 개인 선별기로 선별을 하고 있고, 포장도 마찬가지다.
노 대표는 “결국은 농협과 함께 공선회를 만들어서 같이 출하하고 판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면서 “회원들의 재배기술은 이미 상향평준화가 됐는데, 개별 판매를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서로 의식을 하는 것도 있다” 고 말했다.
또, “공선회를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안정적으로 판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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