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낙농육우협회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낙농육우협회가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지속해온 반대 입장을 일순 뒤집은 것이다.

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양측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의한 내용의 핵심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되, 일단 음용유 195만톤과 가용유 10톤 쿼터량을 생산키로 하고 구체적인 원유가격은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것이다.

시한은 내년 1월 1일 이전에 합의해서 시행하자는 것. 일정상 앞으로도 지난한 협의과정이 필요한 것이지만, 일단 ‘대승적인’ 차원에서‘용도별 차등가격제’도입을 전제로 세부적인 내용은 협의를 통해 구체화하자는 것이다. 사전적인 해석으로 ‘대승적’ 이라 함은 ‘사사로운 이익이나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이다. 다시 말하면 ‘전체적인 관점’인‘용도별 차등가격제 ’를 도입하기 위해서‘ 사사로운 이익’ 이나 ‘작은 일’ 은 버리자는 말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번 일은 원유가격이 생산비와 거의 비슷하니 기존보다 더 올려서 책정해야 한다는 낙농가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생긴 것이다. 지금 낙농가 경영여건상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 낙농가의 소득이 기존보다 낮아질 것이 뻔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에서다. 그러니까 낙농가 입장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 보다 앞으로 달라지게 되는 ‘원유가격 정산체계’ 가 더 중요한 제도적 결정사항이라고 보면, 절대적으로 용도별 차등가격제는‘전체적인 관점’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 1년 넘도록, 그리고 7개월 넘도록 삭발하고, 뜨거운 거리에서 농성을 지속해온 것 아닌가.


낙농가들의 그간 대정부 활동은 농식품부가 제시한 원유 1리터당 가격 1,100원 보다 높은 가격이다. 따라서 이번 ‘대승적’합의 선언은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낙농가의 기대와 정황근 장관이 약속한 ‘낙농가에 마이너스가 되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는 말에 큰 차이가 있음은 물론 앞으로 합의해야 할 몇몇 사안들도 낙농가 입장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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