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온도 최고 9도, 두둑은 30도 낮춰

 

농촌진흥청청은 이상기상으로 인한 고온기 약용작물 피해를 해결하고자 산업체와 공동으로 밭에 덮는 저온성 필름을 개발했다.


밭작물을 재배할 때는 봄철 작물 생육을 돕고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검은색 필름 덮는데, 이 검은색 필름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철 지나치게 열이 많이 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더위가 한창일 때 필름을 덮은 밭두둑의 겉면 온도는 60~70도까지 올라 일천궁과 참당귀처럼 고온에 약한 작물은 말라죽기 쉽다. 실제로 불볕더위가 이어진 2018년에는 자체 조사한 약용작물 105개 재배지의 40~70%가 말라 죽는 피해를 봤다. 


이에 농진청은 약용작물 재배지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저온성 필름 신소재를 개발했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드는 기존 검은색 필름과 달리, 새로 개발한 저온성 필름은 폴리에틸렌과 탄산칼슘, 이산화규소 등을 이용한 복합 재질 이다. 고온 피해를 막으면서도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겉은 흰색이고 속은 검은색인 형태로 제작했다. 

이 필름은 기존 검은색 필름보다 공기가 잘 통하고, 빛 반사율과 열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

또한, 수분이 밖으로 증발하게 함으로써 밭두둑의 높은 온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저온성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여름철 한낮의 두둑 표면 온도를 최대 15~30도, 토양 온도를 최대 7~9도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를 전후로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더 컸다.


연구진이 저온성 필름을 이용해 고온에 취약한‘일천궁’을 3년에 걸쳐 재배한 결과, 자람 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확인했다.


고온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일천궁’ 주산지인 경북 영양, 충북 제천보다 한 해 평균 기온이 약 1~2도 정도 높은 충북 음성에서 비교 실험했을 때도 저온성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이 기존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보다 식물 길이가 약 32% 정도 더 길었다. 


반면, 말라 죽는 비율은 기존 필름 62.7%에서 저온성 필름 14.8%로 약 76.4% 감소해 이상고온에도 안정적으로 약용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농가에서는 최근 좀 더 서늘한 기후를 찾아 주산지를 떠나 강원도 산간지대로 옮겨가며 ‘일천궁’ 을 재배하고 있지만 전기, 관수시설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먼 곳을 오가며 재배하다 보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도록 신소재 필름을 활용해 국산 약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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