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장
김진형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장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증가하며, 모든 국가에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유엔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에서 노인 인구는 2040년 14.1%(고령사회), 2080년 20.2%(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노후 삶의 질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즐겁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연 건강이다.


노년기의 삶의 질을 낮추는 주요 질환으로 근신경계 질환을 꼽는다. 신체를 구성하는 골격근이 줄어드는 근육감소증도 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어 영양소를 적절하게 섭취하지 못하고 운동을 하지 않게 되면 팔과 다리 등 몸의 근육양이 줄어들고 근력은 약해지게 된다. 물건을 들거나 일어서서 걷는 일들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근육감소증 예방에 식물성 단백질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캐나다의 필립스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살코기 위주의 풍부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같은 양의 식물성 단백질 섭취보다 그램(g)당 단백질 합성과 신체 내 질소 보유력을 촉진하고 근육을 늘린다고 한다.

중년남자가 113g(4온스) 쇠고기 단백질과 동등한 양의 대두 단백질을 각각 섭취하고 휴식과 운동을 지속하였다. 이후 근육단백질 합성 반응을 비교한 결과 쇠고기가 대두보다 근육 단백질 합성을 더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단백질은 영양학적으로 콩 단백질 보다 훨씬 더 농축된 영양 공급원이다. 왜냐하면 쇠고기 113g 섭취는 단백질 외 철분, 아연, 비타민 B12를 포함하지만 대두단백질은 이들 함량이 훨씬 낮거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쇠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면 육류가 아닌 단백질에서는 얻기 어려운 철분, 아연, 비타민 B12 등의 권장량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쇠고기 섭취가 근육단백질 합성에 이로운 것은 필수아미노산 함량과 관련이 깊다. 


한우의 경우 1마리에서 총 39개 고기 부위가 나오는데 부위마다 영양 성분 조성이 다르고 육질 특성도 다르다. 마블링(근내지방)이 많은 부위도 있지만 앞다리살, 설깃살, 보섭살, 우둔살, 도가니살, 홍두깨살 등 살코기 중심의 저지방 부위가 더 많다. 저지방 쇠고기 100g에는 약 22g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는 몸에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있는데, 저지방 부위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한 한우 저지방 부위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철분이 부족하면 혈액의 산소운반력과 함께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세포가 세균과 싸우고 이물질에 대항하여 몸을 보호하려면 충분한 철분이 필요하다.

식품 속의 철분은 신체 흡수가 빠른 햄(heme)과 더딘 비햄(non-heme) 2가지가 있는데 육류에는 햄철분이 주로 포함되어 있는 반면에 채소나 곡류, 과일 등은 주로 비햄철분이 들어 있다. 흡수율을 보면 쇠고기와 같은 적색육의 철분은 약 23∼25%가 흡수되지만 식물성 식품의 철분은 약 1∼2%만이 흡수된다고 한다. 또한 쇠고기의 철분은 식물성 식품의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쇠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으면 채소의 비햄 철분 흡수율을 최대 4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건강한 식단은 좋은 영양소는 많이 먹고 나쁜 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밥과 다양한 채소, 생선, 육류를 포함하는 반찬이 골고루 있는 조화로운 밥상이 건강에 이롭다.

특히 하루 식단에 고단백 식품(30g 육류 단백질)을 규칙적으로 포함시킨다면 근육 단백질 합성을 높여 근육감소증을 예방할 뿐 아니라 노년기 질병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쇠고기 섭취가 중요하다는 점, 특히 쇠고기 저지방 부위 섭취는 노년기 건강한 삶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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