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로 노인세대 부추겨
계약금만 챙기고 잠적하기 일쑤
자잿값 올랐다며 추가비용 요구

 

 

 

 ‘월 500만 원, 20년간 고수익 가능’ , ‘농가소득 증대와 정부 신재생에너지 3020 확대’.
농촌 마을을 돌며 고수익을 미끼로 태양광 설치를 부추기고는 정작 계약금만 챙겨 달아나는 사례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태양광판 모듈이나 인버터 등 자잿값이 올랐다며 시공업체가 계약상에 없는 추가비용을 청구하거나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며 저가의 부품 사용을 강요하는 수법으로 농가 사업주를 괴롭히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태양광 설비업계와 합천군, 산청군, 공주시, 아산시 등에 따르면 ○○에너지, ◇◇솔라 등 일부 영세규모 업체가 전국 농촌의 노인들을 대상으로‘태양광 사기’를 벌여 적잖은 손해를 끼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가장 많은 사기 유형은 계약금만 받아 챙기고 잠적하거나 착공을 하염없이 미루는 수법이다. 이 경우 나중에 연락이 닿아도 변제능력이 없는 ‘깡통’업체로부터 계약금을 돌려받을 길은 요원하다.


지난달 경찰에 적발된 ○○에너지는 경남 일대, 전남 남부, 충남 지역 축산농가 등을 대상으로 100㎾ 단위 태양광 설치 계약을 하고 계약금액의 10% 정도를 선수금 형태로 받아 챙긴 뒤 잠적하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합천의 한 농가는 지난해 7월에 이 업체와 100㎾짜리 태양광 설비 2조를 1억8000만 원에 계약하고 10%인 18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전달했다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계약금을 떼일 처지에 놓였다.


사천의 한 농가도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이 업체에 계약금 6000만 원을 건넸다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웃의 다른 세 농가도‘고수익’에 솔깃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동참했다가 4000만 원, 2000만 원 등 모두 계약금을 날릴 판이다.


태양광 업체 익명의 관계자는 “○○에너지는 업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악질적인 업체로, 태양광 시장을 더럽혀 선의의 동종 기업들도 피해를 본다”라며“영업사원들이 자주 찾아와 계약서부터 쓰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하면 의심해봐야 한다” 라고 했다.


실제로 계약금 사기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매달 수백만 원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업체 측의 말을 믿고 무턱대고 계약서를 쓴 뒤 계약 즉시 주지 않아도 될 계약금을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에만 해도 수십 건의 계약을 통해 거액의 계약금을 챙기고는 대개 착공을 미루고 연락처를 바꿔가며 태양광 발전사업주(농가)들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업체명을 수차례 바꾸며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익명의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주 대부분 농촌에 계신 분들이니까, 관련 정보에 취약하고 사기 치기 쉬우니까 업자들이 노리고 파고든 것”이라며 “60, 70대 노인들이 계약금을 돌려받지도 못하고, 소송한다고 해도 비용까지 들여서 받아낸다는 것도 장담하지 못하니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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