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달전 양파 갈아엎던 농가들 빚잔치 
지금은 없어서 못팔아…수급 예측 개선해야 

 

 

소비위축으로 남아돌아 산지폐기 되던 양파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귀한 몸이 됐지만 농업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산지폐기를 독려하는 등 안간힘을 쏟았던 양파가 6월에 들어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정작 양파를 생산한 농가와는 거리기 멀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양파 15㎏ 당 가격은 2만3,000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3일 1만1,068원(15㎏)에서 지난 3일 1만6,620원(15㎏)으로 오르더니 이제는 2만5,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월 양파 가격은 1만1,568원(15㎏)에서 시작해 2월 9,315원, 3월 8,556원으로 최저 가격을 기록한 후 4월 9,358원, 5월 1만1,860원, 6월 1만9,167원을 기록하는 등 가격 상승이 거침이 없다. 


양파 가격이 상승한 배경은 물량이 부족한 탓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조생종양파 생산량은 올해초 산지폐기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7% 감소한 20만2천톤 내외로 전망됐고 특히 중만생종 생산량은 100만톤 내외로, 평년대비 16.7%~19.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관측팀 관계자는“양파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 평년보다 15% 이상 감소했고 작황도 좋지 못해 전체적인 생산량이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당장 8월 초까지 단기 전망을 해본다면 양파 가격이 떨어질 요인이 없는 만큼 고공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파값의 고공행진을 지켜보는 농업인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다.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양파농사를 짓는 농촌지도자고흥군연합회 남양완 회장은 올해 양파 농사를 짓고 정산해 보니 여전히 빚만 늘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4~5월 수화기에 들어선 양파는 산지 물량이 넘친다는 이유로 산지폐기가 자행되고 유통상인들은 가격을 후려치기 바빴다고.


남양완 회장은 “당시 유통상인들은 평당 3,500원에 밭떼기 거래를 했는데 가령 1만 7천평 영농 규모라면 1만평은 3,500원씩 받고 나머지 7천평은 덤으로 주는 거래가 비일비재했다” 면서 “불과 두달전에 벌어진 일인데 그새 농가들은 빚만 늘었고 내년 농사를 짓겠다고 농협에 또 빚을 내야할 신세” 라고 억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남 회장은 “불과 2달 뒤에 발생할 수급 예측을 못하는 정부를 탓한들 보상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농업인들만 억울함을 감내해야 한다” 면서 “양파값은 두배, 세배 올랐다고 하는데 정작 양파를 생산한 농가들은 누구한테 쥐어주는 돈인지 부러울 따름이니 이게 옳은 세상인지 안타깝다” 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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