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진천농업협동조합’

진천농업협동조합의 약선차 테라피 수업이 열리는 날. 어쩐지 수업이 열리는 행복모음센터엔 사람이 없다. 대신, 주민들은 온라인으로 모인다. 각자 집에서 재료를 준비하고, 업로드된 영상 속 레시피를 따라 약재를 달인다. 어려운 부분은 다시 돌려보며 차근차근 약선차를 완성한다.

정성스레 내린 약선차 위에 꽃잎을 띄워 예쁘게 사진을 찍는다. SNS로 사진을 공유하고, 댓글로 수업 후기와 서로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나눈다. 혼자이지만 함께하는 약선차 테라피 수업으로 주민들은 이웃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진천농업협동조합은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로 건강을 개선하는 약선차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이자 결명자, 오미자, 돼지감자 등 다양한 약재 상식을 쌓는 시간이다. 


그러던 2020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수업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늘어났다. 김윤영 담당자는 주민들의 걱정을 덜고자 그해 하반기부터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먼저 약선차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이를 SNS 밴드에 공유했다. 수업에 필요한 재료는 그램 수에 맞춰 포장해 택배로 보냈다. 준비 과정에 서 많은 수고가 따랐지만, 덕분에 주민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 안전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영상을 보고 따라 하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몇 번이고 돌려볼 수 있어 교육에도 효과적이었다. 

 

 

결명자는 눈에 좋고, 오미자는 폐에 좋고…. 주민들은 교육 영상을 통해 약재의 이름과 효능을 배운다. “길에서 그냥 보고 지나쳤던 풀뿌리가 몸에 좋은 약초였어요.” “우리 마을에 이렇게 약초가 많은지 몰랐어요.” 수업이 거듭될수록 마을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길가에 난 작은 풀도 눈여겨보고, 수업에서 배운 약초 찾기에 삼매경이다. 약선차 만드는 방법도 배운다. 영상에 나오는 순서대로 재료를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수업에 참여했다는 결과 보고로 약선차 사진을 찍어 밴드에 올리면 수업은 끝난다. 스마트폰을 다룰 줄 모르던 어르신도 밴드에 약선차 사진을 올리고 댓글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수업을 계기로 스마트 폰을 장만한 어르신도 있다. 약선차도 배우고, 스마트 기기도 배우고 일거양득이다.


비대면 수업이지만, 주민 간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밴드 댓글을 통해 칭찬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주민들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집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늘어났다. 주민들은 자녀와 함께 약선차를 만들며 소소한 추억을 쌓는다.

 

 

진천농업협동조합은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대면 공예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또 약선차테라피 프로그램과 진천농업협동조합에서 진행하는 여성조직육성 교육 사업, 다문화 결혼 이민 여성 플로리스트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싶다는 의지도 보였다. 

 

 

진천농업협동조합은 비대면 수업으로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교육의 폭을 넓혔다. 그들의 배려와 가족, 주변 이웃, 일터 동료의 건강을 바라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마을 공기가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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