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노동력 부족 현상 심화
인건비는 4년 만에 두 배로
경영상 노무비 비중도 급증

평균 일비 2018년 8만1천 원
작년 12만, 올해 15만 웃돌아
 

 

 

 

일할 사람이 없는 데다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농자잿값 상승에 노무비 부담마저 커지면서 농업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력중개센터, 농업인 등에 따르면 오뉴월 농번기에 일손을 구할 수 없어 애를 먹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내국인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일당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한 등의 영향으로 농업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지난 3년간 인건비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농업근로자 1인의 하루 인건비는 2018년 평균 8만1천 원에서 2019년 9만 원으로 10% 남짓 올랐다. 코로나 신종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평균 10만5천 원으로 17% 가까이 오르고 지난해 다시 12만1천 원으로 올랐다.


올해는 본격적인 영농시기에‘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의 조치에 따라 농업노동력 수급이 지난해에 견줘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농업현장의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일당이 15만 원을 넘어섰고, 때에 따라서는 웃돈을 들여 일손을 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전남 무안, 신안과 충남 서산, 태안 등 마늘과 양파 주산지의 경우 오뉴월 수확기를 맞아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만큼 인력중개센터를 통해 1인당 15만∼16만 원의 일비를 지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서로 ‘모시기’ 경쟁을 벌이려 웃돈을 주는 촌극이 벌어졌다.

 

기계화율이 더딘 밭농사와 함께 열매 솎기, 봉지 씌우기, 수확 등 노동력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된 과수 농사도 인건비 상승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포도 주산지인 김천의 농가들은 6월 중순 포도알 솎기 작업에 한창인데, 인건비가 20% 이상 오르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농가들은 지난해 1인당 12만 원 수준에서 14만 원, 15만 원으로 오르고, 웃돈을 줘야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하소연한다.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지인이나 인력중개센터를 통해 일할 사람을 구하는데 최근 3년간 8만에서 10만, 12만, 15만 원으로 대폭 올랐다”라며 “해본 사람이 적어서 알 솎기 작업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까지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은 훨씬 크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인력수급이 원활한 대도시 인근 농가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평택에서 배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과수 조합에서 인력지원과 관리를 맡아서인지 적과 때 인건비가 전국 평균보다 적게 들었다”면서도 “일단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인건비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가구입가격에서 노무비가 크게 오름에 따라 농업경영비 중 노무비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을 지수 100으로 한 2021년 농가구입가격지수가 총 111.1로 올랐는데 항목별로는 경비(107.5), 재료비(110.0), 자산매입비(118.6), 노무비(135.3) 등이었다. 경영비 중 노무비 비중은 2003년 6.2%에서 2020년 7.8%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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