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호 수상 태양광 사업지구 탐방

고흥호 83MW 태양광발전 추진
농어촌공사·한국남동발전 시행
완공 후 내년 7월 본격가동 예정

 

난개발 등 농촌형 태양광 문제 극복
‘영농형’ 같은 농지잠식 우려도 없어
수질오염 등 오해로 인한 민원 많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천연가스가격이 수개월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계는 ‘에너지 전쟁’ 에 휩싸였다. 그러잖아도 기후위기에 처한 인류는 지구와의 공존을 향한 길목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Net Zero)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한 축으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방안을 제시했다. 태양광 등 농촌 재생에너지 확대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축사와 버섯재배사 같은 농업용시설, 저수지와 용배수로 등 농업기반시설, 염해간척지, 유통가공시설의 주차장이나 지붕을 우선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식량안보를 위한 우량농지 보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농촌형 태양광은 경지면적 감소, 무분별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과 주민 갈등, 농지전용과 지가상승으로 인한 임차농 피해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영농형 태양광 보급 확대를 꾀했으나 이마저도 생산량 감소 등 실효성에 의문이 생겼다.


농업시설 사용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마을단위 에너지자립을 목표로 한 ‘농촌마을 RE100’에서 태양광발전은 풍력, 조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과 함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그 중에서도 유휴 수면을 활용한 수상 태양광은 농촌형이나 영농형 태양광의 부작용과 단점을 극복할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남동발전이 사업을 시행하고, 내년 7월 본격 가동을 예정한 전남 고흥호 수상 태양광 사업지구를 다녀왔다.

 

▲고흥호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전경
▲고흥호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전경

 


농업기반시설 이용 재생에너지 ‘각광’


농어촌공사는 농업기반시설을 활용한 재생에너지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농지와 저수지, 하천 등 농업용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어촌공사이기에 일찌감치 친환경 미래 에너지 개발에 눈을 떴다.


저수지의 관개용수, 하천유지수, 잉여수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사업은 2003년 동아소수력 발전사업을 기점으로 20년에 이르렀다. 현재 공사가 관리하는 소수력 발전소는 42곳에 달한다.


소수력에 견주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사업도 펼치고 있다. 새만금 가력 등지의 풍력, 청호 저수지를 시작으로 사업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수상 태양광, 향후 새만금에 세울 조력 발전까지 농업기반시설을 활용한 친환경 전기에너지 생산은 농어촌공사의 주요기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은 여타 농촌형 태양광 중에서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햇빛농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지잠식이나 난개발과는 거리가 멀고, 수질오염문제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농어촌공사는 민간투자 제안과 공모사업을 통해 현재 대단위 지구에서 506㎿(메가와트) 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저수지나 유휴부지를 활용한 소규모 발전사업이 31곳에서 총 30㎿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수상 태양광이 추진되는 곳은 기존 고흥호(83㎿), 대호호(100㎿), 석문호(100㎿), 새만금햇빛나눔(73㎿) 4곳에 올해 신규 지구인 부사호(90㎿), 갈사호(20㎿), 옥구·옥녀(40㎿)를 합해 모두 7지구다. 이곳 전체 506㎿ 중 공사 지분은 138㎿다.

 

고흥호 83헥타르 수면에서 83㎿


전남 고흥군 두원면 고흥호 일원에 설치하는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은 모듈 설치 등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발전소 인근에 한국전력의 변전소와 송전시설 설치가 마무리되면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 가동이 이뤄진다. 내년 6월말이 디데이(D-day)다.


사업규모는 83㎿로 남동발전 지분이 60㎿, 농어촌공사 20㎿이며 주민참여형 발전소가 3㎿다. 운영기간은 준공 후 2023년 6월부터 2043년 4월까지 20년에 가깝다.


사업면적은 태양광 모듈 83헥타르와 관리시설 등 90여 헥타르에 이른다. 수면 83헥타르는 고흥호 만수면적 1천25헥타르의 8.1%에 해당한다. 수상 태양광 시설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이나 용수의 사용허가 지침에 의해 전체 수 면적의 10∼20% 이하로 한정된다.


태양광 공사 착공은 지난해 3월이다. 2017년 5월 남동발전 측이 농어촌공사에 사업을 제안한 지 거의 4년만에 착공한 셈이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으로 착공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농촌 태양광 발전사업의 경우 발전사업 추진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시공업체 선정, 사업성 검토, 시공계약을 거쳐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고 개발행위허가를 완료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꽤 길다.


농어촌공사 그린에너지처 김대성 미래에너지개발부장은 “수상 태양광은 일반부지 태양광과 달리 농지훼손이나 환경오염 같은 문제가 없고 되레 수 생태환경이나 증발방지 등 장점이 훨씬 많다”라며 “이러한 청정에너지사업을 지연시키는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야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사업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흥호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시행사인 한국남동발전 신동호 차장, 한국농어촌공사 김대성 부장, 시공사인 ㈜한양 윤보현 현장소장(사진 왼쪽부터).
▲고흥호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시행사인 한국남동발전 신동호 차장, 한국농어촌공사 김대성 부장, 시공사인 ㈜한양 윤보현 현장소장(사진 왼쪽부터).

 

해창만 수상 태양광 보도의 허실


“최근 가까운 해창만에서 있었던 어류 폐사 사건과 관련해, 물고기 떼죽음을 수상 태양광 세척제 때문이라고 단정짓는 듯한 언론보도는 문제가 있어요. 태양광 모듈 세척은 저수지 물로 하지 않고 빗물이나 별도의 청수(맑은물)로 하는데 계면활성제 성분이 나왔다는 건 다른 원인이 있을 겁니다.”


고흥호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맡고 있는 남동발전과 농어촌공사 미래에너지팀 관계자, 시공사인 ㈜한양의 현장 관계자 모두 고흥 해창만 수상 태양광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갸우뚱댔다.


올해 3월초 해창만에서 물고기 집단폐사가 보고된 이후 발생원인에 대한 조사와 분석이 이뤄졌는데, 언론에서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호도해 수상 태양광 세척제가 원인이라고 몰아갔다.


대부분 언론매체는 강원대의 4월 분석결과 보고서를 인용, 집단폐사 당시인 3월초 계면활성제 추정농도가 기춘치를 초과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담수호에서 세제통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던 한 방송사는 일주일 후 ‘주민소유 세제통’이라며 정정보도를 해야만 했다.


강원대의 분석시료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폐사 한 달 후인 4월초에 채취한 물을 분석해 추정한 값인 데다 직접 채취한 샘플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3월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진행한 수질조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제시한 담수 어류의 폐사 사례와 원인분석에 따르면 화학적 요인뿐 아니라 세균 감염 등 생물적 요인, 용존산소 부족, 탁수 유입, 산란 후 사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합동조사가 진행되는 까닭이다.


해창만 수상 태양광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농어촌공사가 언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오해로 인한 부정적 시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성 부장은 “물고기 혈액에서 계면활성제 농도가 높게 나왔다고 명확한 증거도 없이 그 원인을 태양광 세척제로 몰아가는 것은 수상 태양광 사업 전체를 매도하는 심각한 오류행위” 라며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국민적 반감 정서를 일으키는 행위이기에 충분한 조사와 수사로 진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라고 했다.

수상 태양광 제대로 알기

-산림자원을 훼손하지 않는다.

-저수지 수량을 유지해준다.

-물 속 탄소량을 줄여준다.

-수면냉각으로 발전효율이 더 좋다.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안전한 영농을 위해 재투자된다.

-농어업인과 이익을 공유한다.

수상 태양광 제대로 알기

1.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빗물·순수한 물로 세척, 정기적 수질점검·관리

2. 녹조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 자외선 차단해 녹조 저감, 물고기 산란에 유리

3. 중금속을 유출하지 않는다.

   - 인증제품, 중금속 용출실험합격 기자재만 사용

4. 소량의 전자파는 무해하다.

   -가정용 전자제품보다 적게 나와 인체에 무해

5. 빛 반사가 거의 없다.

   - 모듈은 빛을 흡수, 반사율 나무판자보다 낮아

6. 주변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다.

   - 농어촌 자연환경과 주변경관에 조화롭게 설치

7. 저수지·담수호 기능은 그대로다.

   -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조절 등 본기능 그대로

자료제공= 한국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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